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영난 등으로 기업 10곳 중 2곳 이상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올해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고유가·고금리 등 대외 불확실성과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625개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 실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올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이 23.2%에 달했다. 팬데믹 첫 해이던 2020년 27.2%보다는 소폭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이유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49%, 복수응답)가 1위였으며, '팬데믹 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돼서'(48.3%)가 바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해서'(35.2%), '잉여 인력이 있어서'(20.7%), '합병, 사업부 개편(정리) 등이 예정돼 있어서'(9.7%) 등 순이었다.
구조조정 목표 인원은 전체 직원 대비 18.3%로 집계됐다. 인력 구조조정 방식은 '권고사직'(66.2%,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 '희망퇴직·명예퇴직'(25.5%), '정리해고'(15.9%) 등의 순이었다.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는지 여부에 대해 전체 응답기업 10곳 중 6곳(57.8%)이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로는 '경영 상황이 악화돼서'(44.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37.1%), '다른 고정비가 인상되고 있어서'(31.3%), '업계 전반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추세여서'(24.4%), '금리 인상, 국제 정세 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져서'(11.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구조조정 대상 직원이 어떤 유형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단연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직원'(59.8%)이 1위였다. 다음으로 '개인 실적이 부진한 직원'(16%), '인사고과가 낮은 직원'(5.6%), '실적이 부진한 부서의 직원'(5.4%), '고연봉을 받고 있는 직원'(4.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저탄소·디지털 경제로 사업 구조를 대전환해야한다는 인식이 대기업뿐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고유가·고금리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자구책 필요한 상황이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장기화된 팬더믹의 영향으로 여전히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면서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만큼 인력은 물론 사업 전반에 관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