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총 16조9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수정안을 21일 합의 처리했다.
이날 오후 한때 여야 간 추경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합의, 오후 7시 반 국회 본회의를 열고 추경 수정안을 처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협의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법인택시·전세노선 버스 기사에게 1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맹 의원은 “소상공인 손실보상률을 80%에서 90%로 올렸다. 약 90만개 사업장이 혜택을 받을 것이고 방역지원금은 간이과세자 지원대상을 연 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간이과세자 10만명은 1인당 300만원 방역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취약계층 600만명에게 자가진단키트를 2개월간 지원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68만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특고)와 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으로는 4000억원을 투입한다. 요양보호사 36만8000명과 가족돌봄 비용 대상자 6만명, 장애인 활동지원 인력 3000명 등 돌봄지원 인력 예산도 1000억원 추가됐다.
재원은 예비비를 더 끌어올 계획이다. 맹 의원은 “특별하게 잉여금이 1월 말에 남는 것이 있어서 활용하고 예비비 14조원 가운데 일부를 활용해서 진행될 것”이라며 “추가 국채 발행은 없다”고 말했다. 또 추경 총액은 16조9000억원으로 변동 없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9일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정부안에서 약 3조3000억원을 증액한 16조9000억원 규모의 수정안을 단독 처리라도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선(先) 추경, 후(後) 보완'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합의처리됐다.
정부는 그간 추경안 증액에 반대해왔다.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협의를 앞두고 1월에 수십조원대 추경을 편성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채무비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추경 규모 논의 과정에서 “추경은 물가와도 직결되고 최근 국채시장이 흔들리는 측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굉장히 커질 가능성이 있는 국제금융 변동성도 연계돼 있다”며 “단순히 재정지출에 국한되는 게 아니고 국가 신용등급, 신용평가사외의 협의 관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코로나19 지원 대책으로 재정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020년과 2021년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60조원 이상 감소했으나 여전히 나라 살림살이는 적자를 면하지 못한 셈이다. 올해도 재정 적자가 예고돼 있다.
한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이번 추경 규모가 충분하지 않으며 집권 후 대규모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수차례 협상끝 여야 합의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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