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잇따라 변호사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리자 전문자격사단체가 반발했다.
대한변리사회, 한국세무사회, 한국관세사회, 한국공인노무사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전문자격사단체로 구성된 전문자격사단체협의회는 21일 공동 성명을 내고 변리사와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의 고유 업무를 법무법인 명의로 할 수 있게 하거나 임금체불을 비롯한 공인노무사의 고소대리를 금지하는 대법원 판결을 규탄했다.
협의회는 대법원의 최근 판결은 '변호사의 자동자격' 특혜와 '변호사법 제49조 2항'의 무리한 법리 해석을 통해 법무법인에 모든 전문자격사의 고유 직무를 할 수 있는 특혜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변호사법 제49조 2항은 법무법인의 구성원이나 소속 변호사가 다른 법에서 인정하는 자격에 의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 그 직무를 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법무법인이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 자격을 가진 변호사를 보유할 경우, 해당 법무법인은 열거된 모든 전문자격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만능 법무법인이 탄생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후보에게 전문자격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국민의 권리구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최근 잇따른 대법원판결은 전문업무를 조직적·전문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전문자격사별로 전문법인을 설립하도록 한 전문자격사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시한 잘못된 해석”이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전문영역을 구축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아온 전문자격사제도의 근간을 없애고 변호사 이외의 모든 전문자격사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법원은 최근 1년 사이 법무법인을 세무조정반 지정대상에서 제외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 무효(대법원 전원합의체 2019두53464 판결), 법무법인 상표등록출원 대리 허용(대법원 2017두68837), 공인노무사의 임금체불·불공정 계약 등에 대한 고소·고발 업무 금지(대법원 2015도6329) 등 변호사 직역과 관련한 사건에서 모두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