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영득)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이 초신성 폭발 후 1시간 내 빛을 포착해 Ia형 초신성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설명하는 관측적 증거를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Ia형 초신성은 폭발 시 최대 밝기가 매우 일정해 우주 거리를 재는 표준광원으로 이용된다.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 기원과 별의 죽음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 천체다.
천문연이 캐나다 토론토대학과 공동으로 참여 중인 KMTNet 초신성 탐사 관측 연구진은 KMTNet을 이용해 폭발 후 1시간밖에 되지 않은 초신성 SN 2018aoz 관측에 성공했다. Ia형 초신성 관측 역사상 가장 어린 시기의 빛을 포착한 것이다.
이번 관측을 통해 연구진은 폭발 후 1∼12시간 사이 초신성의 색이 붉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색 변화는 철 성분이 초신성 가장자리에 더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Ia형 초신성 폭발이 백색왜성 바깥에 있는 헬륨 폭발로 시작하거나 폭발 물질이 아주 급격한 혼합 과정을 거침을 의미한다.
초신성 폭발 직후 빛을 더 빨리 포착하고자 하는 경쟁은 천문학계의 기록 단축 올림픽과 유사하다. 폭발 직후 빛을 더 빨리 관측할수록 별의 크기와 별 내부의 원소 측정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2011년 SN 2011fe 초신성은 폭발 뒤 11시간 후 관측이 진행됐으며, 2017년 SN 2017cbv는 폭발 뒤 7시간, 2019년 SN 2018oh는 폭발 후 3.6시간 만에 관측이 이뤄졌다.
Ia형 초신성에서 폭발 후 1시간 만의 빛을 관측한 이번 연구는 기록 면에서 혁신적인 결과이다.
원동력은 24시간 관측이 가능한 KMTNet 망원경 운영에 있다. 연구진은 남반구에 있는 3기 망원경을 이용해 초기 초신성 발견에 최적화된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과거 연구에서 한두 개 필터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모든 관측에 세 개 필터를 사용함으로써 초신성 색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천문연 초신성 탐사 연구진을 이끌고 있는 김상철 광학천문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Ia형 초신성에서 어떻게 폭발이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연구”라며 “KMTNet 24시간 관측 수행 능력이 가져온 쾌거”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천문연 외에 캐나다 토론토대학, 미국 카네기연구소,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아리조나 대학, 캘리포니아주립대,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이 참여했다. 연구 논문은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17일(영국 시각)자에 실렸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