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로봇팔을 생각만으로 3차원 공간상에서 고정확도(90.9~92.6%)로 조종하는 기술을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재승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이 같은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은 사용자의 뇌 활동을 통해 의도를 읽고 로봇이나 기계에 전달해 가장 진보된 인터페이스 기술로 여겨진다. 다만 뇌파는 개개인 차가 크고, 단일 신경 세포가 아니라, 신경 세포 집단의 전기 신호 특성을 해석해야 해 잡음이 크다. 팔 움직임 의도까지 섬세하게 파악, 움직이는 기술은 아직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유전자 알고리즘을 사용, 인간의 대뇌 심부에서 측정한 뇌파만으로 팔 움직임 의도를 파악해 로봇팔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축적 컴퓨팅 기법'을 이용, 인터페이스에 필요한 개개인 뇌파 신호 중요 특성을 인공신경망이 자동으로 학습해 찾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또 유전자 알고리즘으로 인공지능 신경망이 최적의 뇌파 특성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시각피질 신경 세포가 방향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방하는 인공신경망을 개발했다.
게다가 높은 사양 GPU 하드웨어(HW)가 필요했던 기존과 달리 축적 컴퓨팅 기법을 이용해 낮은 사양에서도 AI 학습이 가능하게 했다. 스마트기기에도 폭넓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 모델은 3차원상에서 24가지 방향 즉, 각 차원에서 8가지 방향을 디코딩할 수 있으며 모든 방향에서 평균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로봇팔을 움직이는 상상을 할 때 뇌파를 해석, 성공적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로봇팔 장착 및 제어 기술부터, 메타버스, 스마트기기, 게임,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시스템에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논문 1 저자인 김훈희 박사는 “공학적인 신호처리 기법에 의존해 온 기존 뇌파 디코딩 방법과는 달리, 인간 뇌의 실제 작동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개발해 좀더 발전된 형태의 뇌-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해 기쁘다”며 “향후 뇌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용한 뇌 모방 인공지능(Brain-inspired A.I.)을 이용한 다양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승 교수는 “90%~92%의 높은 정확도를 가진 의도 인식 AI 시스템을 만들어 메타버스 안에서 아바타를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거나 앱을 생각만으로 컨트롤하는 스마트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뇌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소프트 컴퓨팅(Applied Soft Computing)' 3월호에 출판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