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공공의 적'인가]④韓·日 1위 '강남언니', 왜 환자 알선 누명 받는가

토종 의료미용 플랫폼 업체
정부-국회 규제로 생사 기로
일본서 열풍..중국 VC 투자
한국선 법 위반..시장 교란 눈총

[플랫폼, '공공의 적'인가]④韓·日 1위 '강남언니', 왜 환자 알선 누명 받는가

일본에서 '강남언니'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시장 진출 8개월 만에 500여곳의 현지 병원이 파트너로 가입했다. 일본 1위 미용의료 플랫폼 '트리뷰(Tribeau)'도 단숨에 제쳤다. 방문 경로를 묻는 내원 설문지에는 '강남언니'가 보기항목에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코로나 확산 전에는 3개월만에 5000명의 일본인 환자가 강남언니를 통해 병원 상담신청을 하기도 했다.

강남언니는 의료수가가 정해지지 않은 비급여 영역인 미용의료 부분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탄생한 토종 의료미용 플랫폼업체다. 실제 성형수술 및 시술에 대한 생생한 후기 정보를 공유한다. 2015년 1월 서비스 출시 이후 피부과, 성형외과 등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병원 1300곳, 의사 2200명 이상이 가입했다. 국내의 경우 전국 성형외과 3곳 중 1곳이 가입한 셈이다. 지금까지 350만명 사용자가 의료광고와 80만건 후기를 비교검색 후 150만건이 넘는 병원 상담신청을 했다. 2020년 4월에는 중국 벤처캐피털(VC) '레전드캐피탈'이 잠재적 성장 가치를 높이 평가해 185억원을 투자했다.

[플랫폼, '공공의 적'인가]④韓·日 1위 '강남언니', 왜 환자 알선 누명 받는가

업계 주목도가 높았던 강남언니는 최근 정부 규제로 아슬아슬한 생사기로에 서 있다. 강남언니 운영사인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는 지난달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시술쿠폰 결제 시 일정 수수료로 수익을 취했던 초창기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당시 업계 후발주자로 선행업체들을 참고해 서비스를 진행했고 향후 관련 업체가 유죄판결을 받자마자 서비스는 바로 중단했다. 특히 이 서비스는 강남언니 전체 매출의 2% 미만을 차지했을 정도로 부수적인 서비스였다. 현재 강남언니 측은 항소한 상태다.

'집행유예' 딱지를 받은 강남언니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얼굴 점 하나를 빼는 시술 의료광고에 가격정보를 공개하는지 마는지로 불법 의료광고 누명을 썼다.

현재 강남언니는 100% 광고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의사단체와 국회에서는 모바일 병원 상담신청과 예약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불법 환자 알선이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격 할인 경쟁을 유도해 미용의료시장을 교란한다는 이유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2020년 11월과 2021년 6월 의료광고 자율심의 대상을 확대하는 의료법 의료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강남언니와 같은 플랫폼 내 의료광고를 통제하려는 규제법안이다. 여기에 지난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국민건강을 다루는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민간중개 방식 플랫폼 비즈니스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까지도 나왔다.

그러나 의료미용 분야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에 목말랐던 사용자들에게 강남언니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지난해 6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서 조사한 국민 1000명 대상 '미용의료 플랫폼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에서 비급여 가격 정보 공개를 찬성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1%에 불과했다. 가격 정보와 사용자 후기 정보가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각각 80% 이상에 달했다.

김억환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는 “강남언니와 같이 혁신서비스를 추진하는 스타트업들이 합법과 불법 사이를 걷지 않도록 하려면 규제를 정비하는 정부와 국회가 기술 발전과 혁신 변화에 맞춰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자율심의기구와 소통해 심의기준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강남언니 사업 진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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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