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 기업 씨젠이 올해 시약 원재료와 검사장비 내재화를 완성한다. 핵심 소재와 장비를 자체 생산해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진단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씨젠은 올해 올리고효소, 채취용기 등 시약 원재료와 검사장비 내재화 완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추출시약 내재화를 완료한 데 이어 진단검사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자력으로 생산·공급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까지 현장진단(POC) 장비까지 내재화를 마칠 계획이다.
유전자증폭(PCR) 등 분자진단 분야에서 시약 원재료와 검사장비는 통상 세트로 공급되는데 국내 기업은 사실상 이를 전량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글로벌로 확산하던 지난해 초 국내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씨젠이 시약 원재료와 검사장비를 내재화하면 분자진단 핵심 인프라를 국산화하는 것”이라면서 “자사 솔루션에 쓰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외부 공급까지 염두에 두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 PCR 검사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며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분자진단 플랫폼 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 갈 계획이다. 시약 원재료와 검사장비 내재화는 플랫폼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열쇠다.
씨젠의 플랫폼 전략 핵심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이른바 '신드로믹' 제품을 누구나 개발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표준화된 개발 프로토콜을 통해 현지 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진단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다. 또 외부 개발자 네트워크를 형성해 진단 시장 확대를 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증상을 기반으로 다중정량 진단이 가능한 하이멀티플렉스 시약기술 △누구나 쉽게 제품 개발이 가능한 자동화 소프트웨어 △추출·시약 등 원재료 내재화 △대규모 테스트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장비가 필요하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