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대법관, '그분' 논란 직접 반박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재연 대법관이 최근 모 언론을 통해 제기된 '그분' 논란과 관련 “사실 무근”이라며 직접 반박했다.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의 몸통인 '그분' 실체로 현직 대법관이 거론된 것에 대해서도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비판했다.

조 대법관은 23일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 언론에서 보도된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라는 기사는 사실 무근”이라며 “대선이라는 미묘한 시기이지만 국민 앞에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의 말에 따르면 그분에 대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작년 10월과 한달여 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어 설명을 했고, 당시 기사화는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도는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앞서 기사화가 되지 않았던 만큼 이슈가 일회성을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선 배경으로는 21일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언급했다. 그는 “전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론하고, 대장동 관련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고 확인됐다는 내용이 나왔다”며 “대선 공개토론에 현직 대법관 성명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유례가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관은 “저는 김만배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김만배 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 통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가족은 물론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했다.

조 대법관은 이번 일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선량한 국민이 오도할 염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 신뢰를 존립 바탕으로 하는 사법부가 불신에 빠지고, 대장동 몸통으로 생방송 토론에 현직 대법관이 직접 거명되어 전국 3000여 법관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