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칼럼]전기차 시대 기회로 활용하자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전기차'일 것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도 세계 전기차 시장이 보여 준 성장세는 놀랄 만했다.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472만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정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사기관별 차이가 있지만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가 연간 30% 성장, 누적 보급 대수가 1억4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다양한 지원·규제 정책의 역할이 크다.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책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충전 시설 지원금, 전기차 투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도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전기차가 각광 받는 이면에는 지구 환경 보호와 후대에 건강한 지구를 물려줘야 한다는 세계적 공감대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량 저감의 필요성에 대한 공통된 인식은 2015년에 체결된 파리 기후협약,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COP26'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조치의 하나로 전기차 보급이 중요한 실천 전략이 됐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에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70%를 전기차로 팔겠다고 선언하면서 배터리도 자체 생산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미국 GM도 2040년까지 자동차 공장에서의 탄소 배출 '제로'를 선언하며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 차량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까지 기술적 한계와 자동차 산업 특유의 '규모의 경제'와 같은 여러 진입장벽으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IT 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출사표를 내고 있다.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설과 중국 대표 IT 기업 샤오미는 전기차 시장에 10년간 100억달러 투자를 선언하는 한편 생산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있던 소니도 올해 초 'CES 2022'에서 전기차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전기차 산업이 확대되면서 충전 기술과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뿐만 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기술 등 신사업도 활발하다.

그럼에도 전기차 산업 발전과 시장 확대를 위해 여전히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우선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 보조금에 의지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구입 비용까지 아직 불안한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과 상품성을 개선해 가격경쟁력·품질 확보는 말할 것도 없고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유도할 묘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기존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신규 진입 스타트업은 물론 연계된 금융사·딜러사 등도 전기차 구매에 따른 효용성을 강화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완성차 업계는 브랜드 로열티를 유지하면서 전기차로의 고객 전환에 따른 유입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신규 진입 기업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며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해서 대고객 접근 방식을 새롭게 한다면 시장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자동차 산업은 이전부터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매우 커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 고용 유발 효과 또한 큰 대표적 기간산업이다.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산업은 수출 효자산업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생산 및 소비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내연기관의 뒤를 이어 미래지향적인 전기차를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부품산업 육성도 절실하다. 내연기관 대비 기술력이 열세한 전기차 부품산업에 더 많은 중소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외 완성차업체와의 전기차 공동 개발과 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이룬다면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은 내연기관을 넘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 수출 경쟁력 강화 등 당면한 과제 해결에 전기차 산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부장 칼럼]전기차 시대 기회로 활용하자

박영태 캠시스 대표 ytpark@cammsy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