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수소·전기 모두 만드는 양방향 스택 핵심부품 개발

국내 연구진이 물에서 수소를, 필요시 이를 전기로 변환하는 '양방향 고온 수전해-연료전지' 기술의 핵심 부품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개발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성과도 거뒀다.

양방향 고온 수전해-연료전지 기술은 장치 하나에 650~750도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 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수소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에너지 저장 기술이다.

연구를 통해 개발한 평관형 고체산화물 셀
연구를 통해 개발한 평관형 고체산화물 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의 서두원 책임기술원팀은 국내 최초로 양방향 고온 수전해-연료전지에 쓰이는 100㎠ 활성 면적의 대면적 평관형 고체산화물 셀 핵심 부품 기술을 개발했다.

이 셀은 고효율, 고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부피당 높은 출력밀도를 보였다. 압출 공정으로 제작돼 크기, 두께, 길이 등을 자유롭게 변형 가능하다. 여기에 납작한 튜브형상을 적용해 양 끝단을 밀폐시킨 후 수증기 이동을 위한 채널은 평관형 셀 위와 아래 면에 형성했다.

이런 구조는 수증기와 산소 접촉을 막아주는 밀봉 부위를 줄일 수 있고, 셀을 가두는 금속 부품이 필요치 않다. 소모되는 금속 부품은 2분의 1, 밀봉재는 10분의 1로 획기적으로 낮춰 스택 제조의 신뢰성과 경제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 수직 적층으로 높은 스택 집적도 달성이 가능하며, 평관형 셀 지지체 구조 특성으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다.

대면적 세라믹 막 코팅 공정 모습
대면적 세라믹 막 코팅 공정 모습

10개 셀을 적층해 750도 작동온도에서 215W 출력 및 시간당 160ℓ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셀-스택 기술을 실증 구현했다. 50%의 발전효율과 100% 수전해 스택 효율을 보였다. 특히 타 알칼라인 또는 고분자전해질 방식의 저온 수전해 방식에 비해 약 20% 이상 높은 효율이 입증됐다.

에너지연은 에이프로와 지난 15일 관련 기술이전 체결식을 가졌다.

김종남 에너지연 원장은 “개발한 평관형 셀은 고효율 고온수전해,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소재·부품이며,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자체 기술을 확보해 내부 역량을 키웠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현재 국내에 선점하고 있는 해외 기술을 대체해 탄소 중립과 국가 에너지 자립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현 에이프로 대표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순수 국내 기술력을 통해 개발된 제조기술을 확보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에너지연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에너지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해외 수소 활용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1세기프론티어사업, 과기부·환경부·산업부 다부처공동기획사업,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사업 등 15년간 정부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