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중고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과 잔존가치를 평가·인증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평가, 인증 결과는 중고 전기차 거래 시 가격 책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와 업무 협약을 맺고, 케이카가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잔존가치를 인증한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차량 가격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중고 전기차 가격도 배터리의 남은 수명에 따라 좌우되지만, 지금까지 이를 측정할 객관적 기준이 없었다. SK온이 배터리 '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함에 따라 소비자는 케이카가 판매하는 중고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초 배터리 상태를 분석하고, 수명과 잔존가치, 이상 현상까지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인 '바스(BaaS) AI'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4월부터 SK렌터카가 운영하는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측정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11월에는 전기차 충전 앱 'EV 인프라' 고객을 대상으로 배터리 진단 서비스에 나섰다.
SK온 관계자는 “실제 도로 환경을 주행하는 전기차에 적용된 배터리 데이터를 대량으로 분석해 측정 정확도를 높여왔다”며 “배터리 진단 기술을 확보해, 업계와 협업을 늘려가는 이유는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일컫는 BaaS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aaS 산업에서는 배터리 잔존가치를 평가하는 게 필수다. 배터리 잔여 수명을 알아야 중고차 가격을 산정할 수 있고 거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에 사용하기에는 수명이 부족한 배터리를 선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거나, 아예 폐기해 재활용할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즉 배터리 진단 서비스로부터 다양한 산업이 시작될 수 있는 셈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