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 30분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내는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씨젠은 지난 18일 신제품 'Allplex SARS-CoV-2 fast MDx Assay'에 대해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을 받고 조만간 수출용 의료기기 등록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Allplex SARS-CoV-2 fast MDx Assay'는 씨젠의 멀티플렉스 기술을 바탕으로 1개의 튜브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2개(N, RdRP)를 동시에 타겟으로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진 기준으로 2개 이상의 코로나19 유전자를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또 기존 RT-PCR보다 유전자 증폭 시간이 짧은 '등온증폭' 방식을 적용했다. 여기에 'TOCE' 등 씨젠 고유의 특허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유전자만 특이적으로 증폭시키는 등 정확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중 검사 시간은 가장 짧으면서도 기존 RT-PCR과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제품을 이용하면 동시에 대량의 검사가 진행되더라도 피검사자가 늦어도 1시간 안에 검사결과를 알 수 있다. 이번 제품은 씨젠의 자동화 검사 장비인 'AIOS(All in One System)'에 적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도 핵산 추출부터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에 이르는 모든 검사 과정이 원스톱으로 처리돼 현장 검사가 더욱 편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
검사 시간이 줄어든 만큼 검사 용량은 대폭 확대된다. 씨젠은 검사기관이 추가 장비나 투자 없이 검사 용량을 최대 5배 정도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루 5만건을 검사할 수 있는 검사기관이 최대 25만건까지 검사 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셈이어서, 코로나19 재확산 등 검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
씨젠은 신제품이 '위드 코로나'가 진행돼 현장 검사가 본격화될 경우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 검사는 대형병원 등 전문검사기관이 아니라, 공항, 학교, 사업장, 대규모 행사 시설 등 상시 검사가 필요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최소화하고, 대량의 검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가격도 신속항원검사 대비 경쟁력 있게 책정할 방침이다.
이호 씨젠 글로벌비즈니스총괄 사장은 “오미크론을 경험한 많은 국가들이 방역을 유지하면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장검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고도, 기존 RT-PCR과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갖춘 이번 신제품이 현장 검사로 방역의 틀을 전환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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