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물가상승률이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 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4일 회의를 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과 11월, 지난달 14일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 뒤 숨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는 우리 경제성장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금통위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예상치와 같은 3.0%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5%로 유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오미크론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하방 요인과 추가경정예산 등 상방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걱정스러운 점은 급격한 물가상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에 올라선 이후 11월(3.8%), 12월(3.7%), 지난 1월(3.6%)까지 4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대폭 높였다.
한은이 한해 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전망한 건 2012년 4월 3.2%(2012년 상승률 전망치) 이후 약 10년 만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개인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3%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대 중반으로 높아졌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냈다”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내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상황은 아니다”라며 “물가 오름세가 높지만 성장 흐름을 보면 우리 수출이 호조고, 소비도 기조적인 회복 흐름에 힘입어서 올해나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