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저공해차 제외'…車업계 "너무 이르다"

정부가 이르면 2025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등 차량 세제와 구매보조금을 포함한 지원체계를 개편한다.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올해 말까지인 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기한을 2~3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홍남기 부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LPG, CNG 차량은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차량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전기·수소차와 하이브리드차, 친환경 내연차를 저공해차로 분류해 지원하고 있다. 이중 2~3년간 개편 작업을 거쳐 전기·수소차만 저공해차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019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차 범위에서 제외할 계획이었으나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보급률 등을 고려해 적용 시한을 늦춘 것이다.

홍 부총리는 다만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 부품업체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말까지 적용할 예정인 개별소비세 감면은 개편된 저공해차 분류체계와 연계해 감면 기한 연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하이브리드차는 100만원, 전기차 300만원, 수소차 400만원 등 일정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자율차 분야의 경우 올해 레벨3 출시, 2027년 레벨4 상용화를 차질없이 뒷받침하겠다”며 “2023년까지 고속도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시범 구축, 일반국도 3차원 정밀지도 연내 구축,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시도별 1개소 이상 지정 등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저공해차 제외 방침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이를 대체할 전기·수소차 생태계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정부가 제시한 제외 시점이 다소 빠르다는 것이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산업연구실장은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전기차는 아직 수익이 확보된 차종이 아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가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재정적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MA가 국내 완성차와 부품사 300개사를 대상으로 미래차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44.1%는 내연기관차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전기차 같은 미래차 분야에서 수익이 발생한 기업 비중은 20%로, 나머지 80%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진출도 못 한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으나 단가기간에 부품 업계까지 생태계를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적절한 보급 비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