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이홍경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김병곤 한국전기연구원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사 공동 연구팀이 수계 아연-이산화망간 전지의 사용 수명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산 처리된 나노 탄소 지지층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안정성이 중요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의 새로운 에너지 저장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이온전지는 발화성이 높아 안전성이 떨어지며 공정 비용이 높다. 반면 수계 아연-이산화망간 전지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며, 가격 절감에 유리하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복잡한 반응들로 구성된 아연-이산화망간 전지의 충·방전 구동은 이산화망간에서 망간이온 용출과 이로부터 기인한 중간생성물들의 부산물인 절연체 축적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전지의 낮은 가역 효율과 용량 저하의 주원인으로 제기되어 왔다.

연구팀은 전지 열화 주원인을 망간 이온 용출로부터 기인함을 실험적으로 재정립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극과 분리막 사이에 기공성 탄소 지지체를 삽입한 새로운 전지 설계를 제안했다.
특히 지지체는 전지의 에너지밀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얇은 필름 형태로 제작했으며 지지체를 구성하는 탄소 나노 분말의 표면을 산 처리해 전자전도성 및 이온 친화 기능을 동시에 부여했다. 산 처리 탄소 지지층이 도입된 아연-이산화망간 전지는 3000 사이클 구동 후에도 85.6%의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이며 안정적인 충·방전 사이클 구동이 가능했다.
이홍경 교수는 “수계 아연-이산화망간 전지에서의 양극 구동 원리 및 반응 기작에 관한 실험적 규명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지 부품 소재 개선을 통해 성능향상을 도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곤 KERI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산 처리 탄소 지지층 도입은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통해 대면적·대용량 아연-이산화망간 전지 수명 안정성을 확보 할 수 있다면 차세대 에너지 저장원으로써 ESS용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4대 과학기술원연합 공동연구과제, KERI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스몰 메쏘드' 2월호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