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가 중요 역할"…손영배 영종국제물류고 진로상담부장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가 중요 역할"…손영배 영종국제물류고 진로상담부장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2차 산업혁명시대에 머물러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에 대한 정부·기업·학부모 인식개선이 필요합니다.”

손영배 인천 영종국제물류고 진로상담부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특성화고 학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정책적 지원을 주문했다.

특성화고는 직업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취업현장에서 겪게 되는 학력차별과 열악한 처우, 잦은 사고 때문에 대부분 학생이 졸업 이후 취업보다 대학진학을 선택한다. 이 같은 사회적 편견과 부당대우를 의식한 진학보다 고교 재학 중 자기주도형 취업을 준비하라고 손 교사는 강조한다.

손 교사는 취업을 독려하는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이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강소기업이다' 등 2권을 출간하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등 특성화고 학생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영종국제물류고는 무슨 학교인지.

-인천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상위 물류관세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최근 5년간 전체 취업률이 65.8%였고, 그중 전공 분야인 물류관세 분야에 70% 이상이 취업했다. 취업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인천 최고 특성화고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취업률이 71.4%로 전국 최상위이고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 강소기업 등에 취업해 명실상부한 취업 메카다.

▲현재 특성화고 상황은.

-낮은 취업률에 질 좋은 취업처가 줄고 있다. 신입생 모집률도 저조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일반계고와 직업계고 학생 비율이 84 대 16(OECD 평균은 50 대 50)으로 불균형이 심각하다.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와 개선이 미흡해 나타난 현상이다. 양질의 취업처가 줄고 고졸 취업자에 대한 처우와 대우가 부족해 취업률이 낮아지고 진로 출구가 명확하지 않아 신입생 모집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학보다 취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학을 졸업하면 전공 분야를 살려 정규직에 취업할 확률이 35% 정도에 그친다. 맹목적 진학이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진학 방법이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평생학습 시대에 맞게 먼저 취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공부하는 '선취업 후학습'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면 고졸 인재가 고유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평소 수업시 학생의 능력향상을 위해 하는 것이 있다면.

-독서를 강조한다. '333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자신의 진로 분야와 관련된 3권의 책을 읽고, 3명의 전문가를 만나고, 3개의 칼럼 또는 콘텐츠를 블로그에 기록해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활동이다.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진로역량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특성화고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특성화고 학생이 취업하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그만두고 싶은 위기가 있다. 부모님은 안쓰러운 마음에 “힘들면 그만둬”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 학생은 무너진다. 이렇게 힘들어할 때 부모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이 위기를 극복하고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부모가 학생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정부와 기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재 직업교육은 취업률이 점점 떨어지고 양질의 취업처도 줄어들고 있다. 신입생 모집도 부진하다. 이런 문제는 교육 당국과 학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사회 시스템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적 중심 줄 세우기와 학벌주의 사회를 능력 중심 사회로 바꿔야 한다. 학력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고졸 취업자 근로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급여체계도 개선하고 경력과 능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