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간 융합이 가속화되는 디지털전환 시대에 전자업계가 효율적으로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새 수장으로 선출된 한종희 회장(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우선 목표로 전자 업계의 '디지털전환'을 꼽았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가전 패러다임 전환에 협회의 정책 지원은 물론 본인의 노하우를 쏟아 붓겠다는 의지다.
한 회장은 지난 25일 제20대 KEA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다음달 11일부터 3년 간 협회를 이끈다.
1976년 설립된 KEA는 25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우리나라 전자·IT 업계 대표 단체다. 한 회장이 새 수장을 맡으면서 협회 내부는 물론 전자업계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 2013년 제16대 회장이었던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이후 9년 만에 '전자맨'이 회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VD사업부에 입사한 뒤 줄곧 TV 사업부에만 몸을 담았다. QLED, 네오QLED, 마이크로 LED 등 삼성전자 핵심 TV 사업 골격을 갖추고 16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이제는 TV를 넘어 가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세트부문을 총괄하며 고객경험(CX) 강화라는 그룹 미션을 책임지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가전과 IT·모바일 사업이 통합된 DX부문장을 맡았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서 전자·IT업계 화두인 '고객경험' '디지털전환'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기에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한 회장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과 노하우 전달을 위한 소통 강화 등을 예고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잘 대응하도록 대·중소 동반성장을 구축해 건전한 신산업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통체계를 상시화해 정책 수립 시 산업현장 목소리가 잘 반영되도록 협회 본연의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확대해 나가겠다고”고 말했다.
올해 전자 업계는 기술 패러다임 외에도 각종 규제에 따른 국내외 변수 대응이 필수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에서는 탄소중립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기업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계 어려운 현실을 정부에 민첩하게 전달하는 한편 선제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등 KEA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 회장은 “글로벌 무역주의 강화와 국내외 산업정책 등 주요 현안별 규제·애로 상시 대응시스템을 강화해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