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가 오는 6월 15일로 확정됐다. 지난해 10월 첫 발사를 통해 확인된 실패의 원인을 고려한 설계 변경안이 이번 2차 발사에 적용되면서 발사 성공에 한 걸음 다가설 전망이다.
1차 발사는 3단 엔진의 산화제 탱크 내 장착된 헬륨탱크 고정 지지부가 비행 중 풀리면서 연소 조기 종료로 실패했다. 헬륨탱크 고정지지부에 가해지는 부력을 1G(지표면 중력가속도)로 고려했지만 실제로 누리호 비행 중에는 최대 4.3G에 대항하는 가속도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팀은 설계 변경안을 내놓았다. 3단 엔진 산화제 탱크 내 헬륨탱크 고정지지부를 마찰력으로 고정하는 기존 설계와 달리 기계적 구조를 이용해서 고정하는 게 이번 변경안의 핵심이다. 변경 설계에 대한 제작시험을 통해 고정지지부가 계산된 하중의 1.5배까지 견딜 수 있음을 검증한 상태다.

고정지지부 외 3단 엔진 산화제 탱크의 덮개(맨홀 덮개) 구조도 변경된다. 1차 발사 실패의 주요 원인은 헬륨탱크 이탈로 인한 충격이지만 이 과정에서 맨홀 덮개 또한 구조적으로 취약함이 확인되면서 두께를 변경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설계 변경에 따라 산화제 탱크는 기존 무게보다 약 9㎏ 증가할 것”이라면서 “누리호가 가지고 있는 탑재 성능을 고려했을 때 이를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보완을 마친 2차 발사에는 1차 발사와 달리 1.3t 위성 모사체와 180㎏ 성능검증 위성이 탑재된다. 누리호 위성 투입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능검증 위성은 국내 개발 우수 핵심 기술 부품을 탑재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약 2년간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2차 발사 계획이 애초 대비 다소 늦어지면서 연말 계획됐던 3차 발사 시기 또한 내년 1~2월로 연기, 향후 다양한 관련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3차 발사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사업과 관련해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탑재될 예정이지만 발사 연기로 성공 확인 시점이 늦어지는 만큼 관련 사업의 연쇄적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누리호 기술적 보완을 틀림없이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누리호 발사 준비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