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시아 제재 장기화하면 우리 기업 생산성 하락...경영계 EU에 정보 교류 요청

우크라이나 위기로 고강도의 대러시아 제재가 장기화하면 우리 기업의 생산성 하락, 대러 교역·투자 위축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국내 경영계는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들에게 관련 정보 교류와 핫라인 구축을 요청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가운데)은 2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 EU 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EU 대사들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정보 교류를 요청했다.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경총 회장(가운데)은 2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 EU 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에서 EU 대사들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정보 교류를 요청했다.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8일 공개한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대러시아 제재 장기화에 따른 우리 기업 영향을 전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민현 KIEP 부연구위원은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수출보다는 현지 내수 판매에 주력하고 있어 대러 제재 심화로 러시아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내수 위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성 확대 및 광범위한 금융제재로 인한 거래비용 증가로 교역액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통제리스트(CCL) 카테고리 3~8에 등재된 상품만이 아니라 대러 주력 상품인 자동차, 기계, 플라스틱, 전기제품 등 수출행정규제(EAR99) 상의 최종 소비재에도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될 경우 대러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제재로 인한 러시아 실물 경제 위축, 수출 통제로 인한 국가별·지역별 교역 구조 변동, 세계무역 위축 가능성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주한 EU 대사단 초청 회장단 간담회를 열고 주한 EU 대사들에게 관련 정보 교류와 핫라인 구축을 요청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해외 원재료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반도체·가전·석유화학 기업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EU 대사단이 정보교류와 소통창구가 되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또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전달했다. 그는 “탄소배출 감축이 급속하게 추진되면 국내 기업은 감내하기 어려운 비용 상승에 직면할 것이고, 그 결과 양측 교역과 경제 협력의 위축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