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DX' 딜리셔스, 日 패션 디지털 선점 나선다

딜리셔스가 올 하반기 동대문과 일본을 연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 K-패션 중심인 동대문 클러스터를 디지털화한 '신상마켓' 플랫폼을 일본 패션시장에 이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개발자도 대거 충원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 등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풀필먼트 시스템을 확충해 크로스보더 물류까지 진행할 전략이다.

장홍석 딜리셔스 대표
장홍석 딜리셔스 대표

딜리셔스 합류 만 2년째를 맞은 장홍석 대표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1일 서울 중구 딜리셔스 사옥에서 장 대표를 만나 올해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딜리셔스는 K-패션 클러스터인 동대문에서 디지털 전환을 최초로 시도한 업체다. 동대문은 반경 10㎞ 내에서 디자인부터 제작, 유통까지 모두 긴밀하게 이뤄져 3일 만에 신상품이 제작되는 세계 유일의 패션 클러스터다. 딜리셔스는 오프라인 중심 거래 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도소매를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딜리셔스는 올 하반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 신상마켓 플랫폼과 연계한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일본 패션 시장은 동대문과 같은 생산이나 유통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다. 도매 거래 문화가 없어 브랜드사 의류 중심으로 패션 시장이 형성, 소매상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장홍석 딜리셔스 대표는 “일본 패션시장은 도·소매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이라 소매점이 적고 상품 수가 제한적인 특성이 있다”면서 “일본 내에서도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도매상들에 직접 연락을 취한다거나 직접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딜리셔스는 일본 진출 이전부터 일본 현지 소매상들로부터 플랫폼 이용에 대한 문의를 받아왔다. 이에 딜리셔스가 운영 중인 신상마켓과 딜리버드를 활용해 일본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장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일본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국 도매상과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올해 목표이며 내년부터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재와 인프라도 강화한다. 신상마켓과 딜리셔스 모두 IT가 대거 집약된 사업으로 플랫폼 개발 조직은 전체 직원 중 35%에 달한다. 개발 조직과 연계한 기획과 디자인 등을 포함하면 전체 240여명 직원 중 절반 규모다.

그는 “특히 개발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IT인재들이 선호하는 강남 지역으로 오는 5월 사옥 이전도 추진, 좀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딜리셔스는 장기적으로 패션 디지털과 연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접목한다는 목표다. 핵심은 도·소매 사업자를 위한 플랫폼과 물류 개발이다.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소매 사업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신상마켓 하루 평균 거래 수는 약 2만4000건이며 활성 도매 매장 수는 1만1000개, 소매 매장 수는 12만개에 달한다.

장 대표는 “도·소매 사업자는 각각 좋은 옷을 만들거나 이를 판매하는 핵심 역량을 갖고 있다. 이들이 사업 본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과 풀필먼트를 제공하는게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딜리셔스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기술 역량으로 도·소매 사업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