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1절을 맞아 순국선열 희생을 기리면서도 대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서로를 향해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친일 프레임'을 부각시켰고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우크라이나 국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1일 오전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제5차 방송연설에서 “오늘은 3·1절이다. 완전한 자주독립을 염원하신 순국선열과 우리 국민 앞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나라를 빼앗기고 삼켜야 했던 그 통한의 눈물과 치욕의 역사를 꼭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저격하며 “지난번 TV토론회에서 '유사시에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런 국가관, 일본 인식에서 나온 말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망언이다. 국민들도 놀라셨겠지만 저도 듣는 순간에 깜짝 놀랐다”며 “소신이 아니라 실언이라 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두고 “선제타격 주장은 군사 갈등과 위협을 초래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며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국가안보를 정쟁도구로 삼아 정치적 이익을 얻어 보겠다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안보불안을 야기하는 것, 이것은 바로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과거 침략사실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 땅에 발을 들여놓는 일, 저 이재명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우리 국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SNS에서 “우리는 선조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자유와 평화를 얻었다”며 “공허한 외침으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힘을 갖춘 나라와 국민만이 그러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겨냥해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조롱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국가를 무력으로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한다면, 북한의 남침도 우리가 자초했다고 할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집권 민주당의 이중성에는 더욱 아연해진다”며 “안보태세를 굳건히 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자는 이야기를 '전쟁광' 주장으로 비틀어 국민을 기만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취지 발언도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용인하려 한다'며 진의를 왜곡해 친일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아무리 비싼 평화도 이긴 전쟁보다는 낫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주장은 매국노 이완용이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 이게 다 조선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발언과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이날 3·1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 24명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 씨와 증손인 김영 씨,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선생의 장손녀 윤주경 의원,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손녀 김을동 전 의원, 독립운동가 최병규 선생의 손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동행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