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엔진 장착한 롯데백화점, 핵심은 '상품력 강화'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롯데백화점이 상품기획(MD) 조직 확대 개편에 따른 임원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를 위해 명품 브랜드에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새 인적엔진을 장착하고 상품력과 전문성을 강화해 '고객이 찾는 롯데백화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2일 롯데백화점은 MD1본부장(전무)에 이효완 지방시코리아 대표를 선임했다. 이 전무는 펜디코리아와 샤넬코리아를 거친 명품 전문가로, 롯데백화점 첫 여성 전무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MD조직은 이 전무가 이끄는 MD1본부와 김선민 상무가 이끄는 MD2본부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롯데백화점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상품본부를 MD1본부와, MD2본부로 나누고. 각 본부 산하에 6개 부문을 배치했다. 상품본부가 2본부 12부문 체제로 세분화되면서 조직에 힘이 실렸다. '백화점의 꽃'으로 불리는 MD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롯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정준호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다.

MD1본부는 해외 럭셔리 상품군을 총괄하고, MD2본부는 일반 패션과 자체브랜드(PB)를 맡는다. 외부 영입이 집중된 것은 MD1본부다. 본부장인 이 전무를 비롯해 럭셔리브랜드 부문장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조형주 상무보를, 디자이너·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담당하는 럭셔리D&C 부문장에는 발렌시아가와 삼성물산을 거친 진승현 상무보를 각각 영입했다.

롯데백화점 MD본부 조직도
롯데백화점 MD본부 조직도

MD1본부의 임무는 '롯데백화점의 고급화'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 라인업을 모두 갖춘 점포가 잠실점 한 곳에 불과하다. 점포수는 많지만 명품 브랜드 유치 경쟁에서 신세계·현대에 밀리면서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 신장률은 각각 101.6%, 53.5%에 달했지만 롯데는 6.4%에 그쳤다. 백화점 실적을 주도한 명품이 작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신세계와 현대는 40%에 이르는 반면 롯데는 18%에 불과해서다. MD1본부는 우선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 강화에 매진할 예정이다.

명품뿐 아니라 패션 브랜드 강화도 주요 과제다. 일반 남성·여성패션은 고마진 상품으로 백화점 실적 개선을 위한 핵심 품목이다. 특히 수익성이 높고 다른 백화점에선 찾을 수 없는 차별화 브랜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해당 임무를 맡은 것은 MD2본부다. MD2본부장 자리는 인천터미널점장이던 김선민 상무가 맡았다. 겸직했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에 루이비통코리아 출신 김지현 상무보가 영입되면서 MD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특히 MD2본부 내 새롭게 조직된 PB부문은 롯데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만드는 임무를 수행한다. 상품 전문가인 손을경 MD개발부문장이 PB부문장을 맡고 산하에 PB운영팀, 탑스팀, 콘란팀, 시시호시팀, 테넌트개발팀을 배치해 힘을 실었다. 롯데백화점 PB 편집숍인 탑스, 시시호시와 국내 단독 유치한 프리미엄 리빙숍 더콘란샵을 롯데만의 차별화 콘텐츠로 키우고, 식음료(F&B) 매장과 스포츠 등 집객을 높일 수 있는 테넌트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