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후보 사퇴를 결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치교체 공동선언을 합의한 지 하루만이다. 김 후보는 사퇴와 함께 이 후보 지지를 통한 단일화를 결정하면서, 정치개혁 연대에 대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는 2일 서울 영등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 후보 지지 배경으로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 온 '정치교체'와 '민생개혁'에 대한, 이 후보의 적극적인 호응과 진정성을 언급했다. 특히 앞서 1일 양 후보가 합의한 공동선언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동선언은 정치대개혁, 민생대개혁,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국민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선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 3선 초과 연임금지 등을 위한 법안을 국회 제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후보는 이 선언이 '정치교체'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사회 곳곳의 기득권 구조 타파와 통합정부 구성, 부동산과 경제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이 기득권 타파가 아닌 기득권 편입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후보는 “기득권 편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깨기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의 정치개혁 추진을 함께하며 감시자 역할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치권은 제3지대 주요 후보로 거론되던 김 후보의 결단이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심 후보와 안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개혁·통합정부 제안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던 것”, “의지가 있으면 하면 될 일”이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 후보가 이 후보와의 연대를 공식 선언하면서 두 후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요구가 제기될 공산이 크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는 정치개혁 이슈에서 고립되는 구조가 연출되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최대 화두였던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최종 결렬된 상황에서 상대 후보 진영에서의 단일화는 뼈아프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민심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김 후보의 지지율은 1% 이하로 크진 않지만, 이 후보와 민주당이 대선 막판에 주도하고 나선 정치개혁 이슈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의 대중 인식이 '합리적인 경제전문가'였던 만큼,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스윙보터와 중도층의 표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김 후보의 지지율이 낮지만, 이 후보가 던진 정치개혁 어젠다를 수용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관련 이슈에 심 후보와 안 후보 역시 추가 입장이 필요한 상황이며, 중도층 표심에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