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높은 고금리로 고객을 유인하던 저축은행의 적금 상품 경쟁력이 점차 축소하고 있다. 이미 적금 금리가 시중은행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예금은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적금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평균 적금 금리는 2.4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 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로 시중은행 등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큰 변동이 없다.
저축은행 적금 금리는 둔화하는 추세다. 2016년 이 기간 2.81%이던 12개월 만기 평균 적금 금리는 △2017년 2.60% △2019년 2.67% △지난해에는 2.41% 등으로 집계됐다.
실제 저축은행의 경우 12개월 만기 적금에 대해 3%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있었지만, 우대금리를 포함하거나 월 납입액이 10만~30만원 수준으로 제한이 있었다. 이외 대부분 2%대 상품이 주를 이뤘다.
저축은행 적금 금리 상승이 정체되면서 제1금융권과 비슷해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53개 적금 중 2%를 웃도는 상품은 총 9개로 집계됐다. 이중 우리은행의 '원(WON)적금',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의 경우 12개월 만기 평균 적금 금리가 2.40%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 0.01%P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와는 반대로 예금은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들의 12개월 만기 평균 예금 금리는 2.48%로 적금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적금에 대해 고금리를 지양하고, 예금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한 여파다. 실제 최근 저축은행이 출시하는 상품도 예금이 줄을 잇는다.
웰컴저축은행이 이날 선보인 변동금리형 '웰뱅 회전 정기예금'은 비대면 가입시 연 2.5%에 12개월마다 우대금리 0.1%P를 자동 적용한다. OK저축은행도 전날 6개월 이상 예치시 연 2.5% 금리를 제공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6'를 선보였다. 보유 기간에 따라 중도해지 이율이 올라가고, 6개월 이상 예치하면 언제든 해지해도 기본금리와 동일한 이율이 보장된다. SBI저축은행도 최근 기본 연 2.5%에 우대금리 0.1%P를 받을 수 있는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들이 특판은 물론 기본 적금에도 고금리를 많이 적용했고, 사회 분위기도 저축을 해서 목돈을 모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다만 저축은행이나 시중은행 금리가 예전만 못하고, 최근 추세도 공모주 등에 투자하기 전 잠시 맡기는 형태가 늘면서 상품 포트폴리오가 예금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