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3대 핵심 사업인 조선·건설기계·에너지에서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한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디지털 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략이 '한국형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최근 인력을 대거 충원해 디지털 제어 부문을 강화했다. 관련 인력은 이전보다 40% 가까이 늘어 7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문은 선박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십 솔루션, 전기추진 패키지 등을 설계·공급한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출자해 2020년에 설립한 자율운항 전문 회사 '아비커스'는 선박 제어시스템을 토대로 자율운항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한국형 디지털 전환을 장기간 추진해 왔다. 지난 2019년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 'ISS'를 출시했고, 부산 본사에 디지털관제센터를 설립했다. ISS는 선박의 모든 기자재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연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경제적 운항을 돕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디지털관제센터는 이를 토대로 조치 사항을 즉시 선박에 전달한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회사 설립 5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1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7%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에너지(현대오일뱅크) 사업의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자동화와 무인화 신기술을 개발한다. 오는 2025년까지 무인 건설기계 출시가 목표다. 작업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한 제공하는 머신가이던스(MG)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신기술을 고도화한다.
현대오일뱅크도 대산공장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주력 사업인 정유 외에 미래 신사업인 석유화학, 수소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으로 새 사업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부문은 이미 자율운항 기초 기술을 확보했고, 지속 투자와 기술 고도화로 자율운항 시대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며 “그룹의 모든 핵심 사업에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진행해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업구조를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정기선 대표 역할이 지대하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에 기여했고,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왔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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