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초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 난항…눈치싸움에 '장기화 조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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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동네마트 등 일반가맹점과 카드가맹점 수수료 협상과 관련해 갈등을 겪는 가운데 초대형 가맹점과 협의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협의 기한인 2월 말이 지났지만, 현재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각에선 역대급 호황을 거두고 있는 카드사 실적이 협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지난달 말 가맹점 계약이 종료되는 자동차, 통신사, 항공사 등 초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 관련 공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약 종료 이전 극적 타결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장기간 지연된 것이다.

앞서 2019년 카드사와 초대형 가맹점 간 수수료 협의 때 현대자동차그룹이 가맹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로 카드사들을 압박한 바 있다. 이외에도 쌍용자동차, 대형마트, 통신사 등 다른 가맹점 등도 수수료 인상을 거부했다. 금융당국도 '형사고발' 카드까지 꺼내면서 '강대 강' 대치가 이어졌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당시와 같은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서로가 눈치싸움을 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성급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2월 말로 가맹계약은 종료됐지만, 현재도 계약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초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과거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원만하게 합의하고 있으며, 수수료율이 확정되면 소급분에 대해 추후 청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례적인 역대급 카드사 실적이 이번 수수료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4396억원이다. 여기에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250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실적은 2조70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도 8개 전업 카드사 순이익은 2조495억원이었다.

실제 협상 대상자인 가맹점들이 카드사 실적을 이유로 수수료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일례로 마트협의는 지난해 카드사들의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수수료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가맹점 역시도 협의에서 같은 이유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카드사들은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일반가맹점과 초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해 이를 상쇄했다”면서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가맹점들이 카드사에 코로나19에 대한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초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 난항…눈치싸움에 '장기화 조짐'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