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이 학벌보다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시·블라인드 채용 트렌드를 반영한 실무연계형 교육, 산학협력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7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 290개사를 대상으로 '학벌이 채용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42.8%가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2020년 조사(53.5%) 보다 10.7%p 하락한 수치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좋은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줄어들고 있다'는 답변이 49%로 '늘어나고 있다'는 응답(11%)의 5배가량 됐다. 40%는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학벌이 채용 평가에 영향이 없다는 가장 큰 이유로 '업무 능력과 큰 연관이 없어서'(76.5%, 복수응답)를 꼽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학벌 좋은 직원은 과한 대우를 원하거나 조기 퇴사 등을 많이 해서'(28.9%), '기존 채용 시 만족도가 낮아서'(7.8%), '기존 직원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어서'(6%) 등이 있었다.
특히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 중 73.8%가 실제로 학벌이 직장내 개인의 성취와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업무 능력과 학벌은 별개 문제여서'(72%,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밖에 '성과 위주로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어서'(42.5%), '자만하거나 융화가 안 되는 등 악영향이 있어서'(10.7%), '좋은 학벌 직원이 적어 파벌 등이 없어서'(5.6%) 등이 있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 상당수는 좋은 학벌 직원이 끼치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근속기간이 짧고 금방 이직(49%, 복수응답),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37.6%), 과도한 처우 요구'(37.2%), '학벌이 좋지 않은 직원에게 위화감 조성'(12.8%), '동문, 명문 출신끼리 파벌을 형성'(9.7%) 등을 좋은 학벌 직원이 가져다 주는 단점으로 꼽았다.
최근 플랫폼·유통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수시·블라인드 채용이 늘고, 정보기술(IT) 개발자와 같은 핵심 인재를 실력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
송민규 야놀자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단순 학벌보다는 현업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지, 또 업무에 맞는 경험을 얼마나 잘 축적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실제 업무에서는 더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채용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무연계형 교육이나 산학협력 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