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LG화학·포스코케미칼·엘엔에프 등 양극재 4사가 2025년까지 국내외 확정한 양극재 공장 생산능력(캐파)이 100만톤에 달한다. 연간 전기차 1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맞춰 4사는 올해 미국과 유럽에 생산기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에 의존했던 공급처도 폭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포스코케미칼·엘엔에프가 2025년까지 확정한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생산능력이 100만톤 규모로 집계됐다. 양극재 1만톤당 시설 투자비가 600억~70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금은 6조~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비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주행거리나 충·방전 등 성능을 결정짓는다. 이들 4사는 리튬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위주 하이니켈 양극재 고도화와 함께 올해부터 유럽과 미국 내 생산공장 구축을 확정한다.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9만톤 규모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55만톤 규모로 늘린다. 당초 2026년까지 생산능력을 48만톤에서 55만톤으로 늘렸다. 급증하는 해외 양극재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 55만톤 중에 미국과 유럽에 각각 18만톤, 14만톤 규모 신규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LG화학은 현재 8만톤 수준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26만톤으로 늘릴 방침이다. 최근 세계 최초로 라인당 연간 1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독자 설비 기술을 확보하고 시험 생산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 시설은 경쟁사 라인 크기와 같으면서, 시간당 생산량은 두 배 이상 많은 설비다. LG화학은 이 기술을 신규 라인에 접목, 생산효율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국내 업체 중에 가장 먼저 해외 공장 구축을 확정한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셀 완제품 기업뿐 아니라,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공장 건립을 확정했다. 국내 업체 중에 유일하게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전구체 국산화를 위해 전남 광양에 10만톤급 공장 구축한다.
엘엔에프는 현재 7만톤급 국내 양산시설을 2025년까지 최소 2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NCMA 양극재 양산기술을 확보하며 테슬라와 직접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을 앞세워 고객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윤성훈 중앙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삼원계 양극재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양극재 업계가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업체들로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전구체 등 양극재 원재료의 중국 의존도를 줄인다면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