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의 학교급식 공산품 가격정보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놓고 중소 소프트웨어(SW)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 협동조합은 서울시교육청이 민간에서 이미 상용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협동조합은 해당 서비스가 두탑·블루시스·이훈기술 등 중소업체에서 개발한 서비스와 유사하며, SW 진흥법 43조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훈기술은 2015년 학교급식 가격정보 서비스를 시작했고, 블루시스 역시 같은 해 학교급식 식재료 정보서비스를 시작했다. 두탑은 2017년 학교급식 식재료 정보시스템을 개발·운영 중이다. SW 진흥법 43조에 따르면 국가기관 등의 장은 SW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입찰공고 이전에 민간 SW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사업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교육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SW 진흥법 43조 영향평가 결과 민간 침해 우려가 없는 사업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SW를 내부기관용으로 사용할 예정이어서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SW 사업 영향평가 검토 결과서에 '유사 서비스를 민간에서 제공하는지 여부'에 '없음'으로 표기했다. SW를 서울시에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SW가 아니라 내부 직원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SW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연동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해명에도 협동조합은 중복 투자로 인한 세금 낭비를 우려했다. 조합 측은 “공공기관이 유사 SW를 세금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면 대부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세금을 낭비하게 된다”면서 “스쿨나비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쿨나비는 2014년 대구시교육청이 50억원을 투입, 지역 초·중·고등학교 500여곳의 홈페이지 통합 사업과 연동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이다. 관리가 안 돼 먹통이 될 때가 많아 학부모 불만이 많았고, 2년여 만에 폐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급식 공산품 가격정보지원 프로그램 구축 사업 예산은 1억2942만원이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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