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목성 얼음위성행 우주 쾌속 범선, 2024년 질주 시작

유로파를 탐사하게 될 클리퍼 모습
유로파를 탐사하게 될 클리퍼 모습

19세기에 등장한 범선 '클리퍼'는 '질주하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clip'에서 이름을 땄다. 빠른 속도로 대양을 질주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오늘날 21세기. 또 다른 클리퍼가 지구 밖 대양을 질주하게 될 전망이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를 살펴보기 위한 탐사선, 클리퍼 얘기다.

클리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현재 조립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NASA가 조립 시작을 알렸다. 2016년 말 개발이 시작됐고 올해 내 완성이 목표다. 탐사선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정도 크기로, 길이 30m, 중량 2670㎏에 달하는 태양 전지판을 갖췄다.

클리퍼는 2024년 하반기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콘 헤비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목성을 도는 공전 궤도에 도달하기는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클리퍼의 역할은 지구 밖 생명체 존재를 확인하는 도전에 임하는 것이다. 임무 대상이 되는 유로파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한 네 개 위성 중 하나다. 지름 3100㎞로, 지구를 도는 달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다. 그런데 특징은 천양지차다. 극지방 일부에만 얼음이 있는 달과 달리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놀랍게도 이미 목성을 탐사한 갈릴레오 탐사선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얼음 표면 아래에 물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얼음두께는 20~30㎞ 정도고, 그 밑에 100㎞가 넘는 깊이로 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과학핫이슈]목성 얼음위성행 우주 쾌속 범선, 2024년 질주 시작

토성의 '엔셀라두스' 등과 함께 물이 풍부할 것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엔셀라두스는 유로파와 마찬가지로 얼음 지각 아래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데, 유로파보다 멀리 있어 탐사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추측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어느 정도 사실로 여겨지게 됐다. 망원경이 유로파 표면에 분출되는 수증기 기둥을 관찰 하는데 성공, 이목을 끌었다.

이를 실제로 확인하는 것이 클리퍼의 임무다. 유로파 얼음 표면 아래에는 지구 바다를 합친 것에 두 배가량 되는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요소 때문에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물은 당연히 생명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번 관측을 통해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는지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우주탐사에 새로운 전기가 열리게 된다. 지구 생명체의 진화 메커니즘과 지구 밖 생명체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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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퍼는 목성을 공전하면서 여러 번 유로파에 접근하게 된다. 과학 장비를 활용, 유로파의 면면을 살피게 된다. 유로파 표면과 대기 데이터는 물론 바다 깊이와 염도, 얼음 지각 두께 등을 살피게 된다. 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수증기 기둥에 대해서도 또 다시 살펴본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