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일환으로 친환경차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송 과정에서 늘어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각 사는 배송과 업무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물류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CJ대한통운은 '2030 무공해차 전환100'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보유한 모든 차량을 전기·수소화물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전기택배차는 택배터미널 인근 고객에게 택배를 배송하고, 수소화물차는 창고에서 화물을 실어 서브터미널로 옮기는 화물운송역할을 수행한다.
전기택배차 40여대 운용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 11톤급 수소화물차 2대를 물류현장에 도입했다. 이번에 도입한 수소화물차는 한번 충전으로 570㎞ 주행이 가능하다. 향후 수소충전소 보급이 확대되면 서브터미널과 허브터미널을 운행하는 장거리노선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수소화물차 도입을 시작으로 친환경 운송체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와 손잡고 배송차량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도 공동 개발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환경부의 자발적 무공해차 전환 프로젝트인 'K-EV100'에 참여하고 있다. 택배기업 중 최대 규모인 70대의 전기화물차를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택배사 최초로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를 배송에 정식 투입했다. 차량과 냉동톱이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모두 전기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배출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올해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를 200대까지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콜드체인을 갖춘 전기차량을 배송 현장에 투입했다. SSG닷컴과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전기 배송차를 김포 온라인물류센터 네오에 시범 도입했다. SSG닷컴은 배송차 일부를 친환경 전기차로 시범 전환하고,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위한 차량 공급과 배송 운영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DHL코리아도 현재 운영 중인 배송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전국 각 지역 서비스센터에 45대의 전기 배송차를 도입했다. 올해 총 56대를 추가로 도입하게 되면 전체 배송 차량의 약 21%를 전기차로 운영하게 된다. DHL코리아는 매년 50대 이상의 전기차를 도입해 2030년까지 전체 배송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할 방침이다.
각 물류기업은 친환경 차량 전환을 지속 추진해 탄소배출량 저감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경유차로 배송 시 한 대당 하루에 평균 15ℓ의 경유를 사용하는데, 이를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38㎏CO2eq' 정도다. 이에 비해 같은 제원의 전기 배송차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하루 '16.7㎏CO2eq'까지 줄어 약 56.2%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10톤 규모의 대형화물차 1대를 친환경차로 전환시 1톤 화물차 13대를 전환하는 효과를 낸다.
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전 인프라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유소와 LPG 충전소를 거점으로 전기·수소차의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전기차 충전 설비 관련 규제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