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핵심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 부문이 지난해 전체 회사 매출 50%를 책임지며 핵심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MLCC 수요와 가격이 상승하면서 올해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13일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컴포넌트사업 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49.32%를 차지했다. 컴포넌트 사업 부문 지난해 매출액은 4조 7718억원, 영업이익은 1조63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91% 상승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MLCC, 인덕터 등 주요 부품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삼성전기 '효자 아이템' MLCC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이다. 스마트폰, PC, 태블릿, 게임기, 전장 부품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는 MLCC가 탑재된다. MLCC는 쌀 한 톨 크기의 250분의 1로 작지만,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MLCC는 스마트폰에 평균적으로 800~1000개, 일반 자동차에 3000개, 전기차에 1만5000개 정도가 탑재된다.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서버용 데이터 센터, 전기차 등에 최근 고사양 MLCC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MLCC는 내부에 최대한 얇게 많은 층을 쌓아야 많은 전기를 축적할 수 있어서 첨단 기술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크기가 작을수록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삼성전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MLCC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무라타를 압도하는 업계 최고 성능을 갖춘 MLCC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0402 크기(가로 0.4㎜×세로 0.2㎜), 용량은 1마이크로패럿(㎌), 정격전압 6.3볼트(V)인 MLCC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0402 제품 중에서 업계 최대 용량과 최대 정격전압을 구현했다.
MLCC 판매가격도 꾸준히 오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공급망 리스크가 불거지며 세트 기업이 핵심 전자부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MLCC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13.3%가량 높아졌다.
컴포넌트사업 부문은 회사 전체 수익성도 견인하며 핵심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기준 컴포넌트사업부는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71%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한 MLCC 경쟁력을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2026년까지 전체 매출 규모를 두 배 늘리고 IT용 MLCC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일본 무라타에 이어 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