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가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지도 벌써 4~5년이 돼간다. 이제 RPA가 무엇이고 왜 도입해야 하는가를 묻는 이는 없다. 그간의 국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RPA는 빠른 속도로 전파, 확산되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인공지능 등 기술적인 진보도 빠르게 이루어졌고 또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기간을 국내 RPA 도입과 전파, 확산이라는 숨가쁜 기간으로 본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몇 년 동안은 RPA가 국내 시장에 정착 되고 또 안정화되어야 하는 기간이리라. RPA가 기업에 도입되고 활용되어 마침내는 전사 확산이라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전사 확산 단계와 과정이 안정화로 가는 관건이 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마주치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니며 이 과정에서 겪는 걸림돌이 하나 둘이 아니다. 과연 이 같은 문제와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RPA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RPA 원조 기업인 블루프리즘의 김병섭 전무를 만나 해법을 들어본다.
▶ RPA가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지 4-5년 정도 되어 간다. RPA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RPA 원조 기업으로서 국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세계적으로 RPA를 도입한 역사는 22년이 넘었지만, 아직 한국은 대기업을 기준으로 5년 정도에 불과하다. 블루프리즘은 RPA 도입 및 활용 수준을 크게 3단계로 분류한다. 첫 번째는 개별 사용자 혹은 개별 부서 단위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프로세스 최적화 (Process Optimization) 단계, 두 번째는 AI 기술들을 활용하며 멀티 태스크(Multi-Task)들을 통합하여 자동화하는 프로세스 변혁(Process Transformation )의 단계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업무의 전 과정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통합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새롭게 재정의하는 프로세스 리인벤션(Process Reinvention) 단계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아직 기업의 업무자동화는 개인 및 개별 부서 중심의 태스크 자동화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의 기업들이 프로세스 트랜스포메이션 단계로 넘어 가기 위해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비용 및 표준화 등의 어려움으로 전사적 확장 단계로 나아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 RPA 프로젝트는 빠른 시간에 ROI를 거둘 수 있고, 디지털 전환의 시작점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사적 확산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RPA를 도입하고 약 3년 정도 지나면 운영 관리 상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비용 및 표준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비용 및 표준화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끊임없는 수정 및 변경 작업에 따른 운영 비용 부담을 들 수 있다. 기업들이 실제로 크게 간과하는 부분도 바로 프로젝트 개발 후 발생하는 운영 비용이다. 초기 개발이 끝나면 더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기존에 만들어 놓은 자동화 프로세스를 수정하고 변경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으로써 투자-대비-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자동화 확산 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라이선스 비용에 대한 부담이다. 반복적인 단순 업무의 자동화에 성공하여, 이를 다른 업무들로 확산하거나 고도화하려 하면, 우선 라이선스 구매부터 해야 한다. 확산 혹은 고도화 프로젝트는 초기 프로젝트와는 달리 성공 여부가 더 불투명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적극적인 추진을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 번째로는 거버넌스 문제다. 많은 기업이 개별 사용자 업무 중심의 자동화(RDA, Robotic Desktop Automation) 또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어텐디드 봇(Attended Bot)을 활용해 자동화해 왔는데, 이런 경우 자동화 업무가 중앙에서 통제되지 않고 개인 데스크톱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통제 및 관리가 어렵다. 특히 보안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표준화 문제다. RPA는 다른 시스템 소프트웨어들과는 달리 운영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많은 변경과 수정이라는, 마치 '전쟁'과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은 수시로 바뀌고, 유관부서의 요청도 거듭 바뀐다.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이러한 문제를 직시하고, 쉬운 디버깅, 쉬운 변경과 수정, 그리고 재사용과 재활용성이 용이하도록 표준화를 제정해 놓지 않으면 향후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 RPA 도입을 고려할 때 많은 기업에서 예산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용에 대한 블루프리즘의 해법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RPA 플랫폼 회사들은 실행도구(이하, SW 로봇)의 설치 수량에 따라 라이선스를 부과한다. 그러나 블루프리즘은 이러한 SW 로봇에는 과금을 하지 않는다. DB서버에만 과금을 하고, 라이선스 1개에서 여러 개의 SW 로봇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SW 로봇의 라이선스를 아끼기 위하여 RPA 전용PC 한 대에 23시간 분량의 자동화 프로세스들 '몰아넣기'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유롭게 SW 로봇들을 확산하고 '순간 동시 접속 세션 수'가 증가하는 경우에만 하나씩 서버의 라이선스(일명: 디지털워커)를 늘려 나가는 PAYG(Pay-as-you-grow)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확산 시에도 먼저 SW 로봇들을 무료로 설치하고, 워크큐(Work Queue/자동화 프로세스들을 중앙에서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를 통하여 순차적으로 자동화 업무를 처리하며 라이선스의 증가를 억제하다가, 업무가 계속 증가하여 순차적인 처리로 더 이상 '순간 동시 접속 세션 수'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디지털워커의 라이선스를 한두 개씩 늘려 나간다. 블루프리즘의 이러한 라이선스 정책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재무적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자동화의 여정을 부담 없이 시작하고 또 확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성공적인 자동화 여정을 위해서 기업에서 꼭 명심해야 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다. 첫 번째로 얘기하고 싶은 사항은 기술 이해를 배경으로 하는 업무의 재해석이다. 새로운 자동화 기술 및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를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자동화 기술이 담당하는 업무 영역을 과감히 잘라 내고, 이를 토대로 휴먼워커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체계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일하던 방식과 체계를 그대로 두면서 자동화만 적용하는 것을 태스크 최적화(Task Optimization)라고 하며, 이를 통해서는 진정한 디지털혁신을 이루기 어렵다.
다음은 재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비용 전략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RFP에서 프로젝트 초기 도입 단계 비용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이후 자동화 운영 및 확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추가 라이선스 비용 및 인건비를 초기 도입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표준화, 거버넌스 등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의 파일럿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일회성으로 단순 기능 및 성능만 비교하는 PoC, BMT(벤치마킹 테스트)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자동화 여정을 함께 할 자동화 플랫폼에 대한 고려와 검증이 필요하다. 최소 1~2개월 파일럿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고난도의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해 보며, 표준화 및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 실제 운영 단계에서 각종 문제점들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 블루프리즘은 전사적 자동화 운영에 적합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블루프리즘은 최고의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시작하여 가장 낮은 비용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돕는 PAYG(Pay-as-you-grow) 모델이기 때문에 자동화 여정에 있어 재정적 리스크가 가장 낮다. 두번째, 블루프리즘은 표준화를 강제하는 개발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 IT 전문가가 애플리케이션 상호작용 및 IT 기능 로직을 개발하는 오브젝트 스튜디오(Object Studio)와 업무전문가가 업무의 워크플로우를 정의하는 프로세스 스튜디오(Process Studio)를 제공한다. 다른 RPA 경우, 개발자 화면에서 IT 로직과 업무 로직을 모두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의 자유재량에 따라 개발한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는 있지만, 개발자마다 워크플로우를 정의하는 로직이 다르고 향후에 이를 수정, 유지 보수,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특히 표준화 되지 않은 복잡하거나 고도화된 업무 프로세스의 경우에는 변경 및 수정이 더욱 어렵다.
세번째, 블루프리즘은 처음 설계에서부터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개발을 해야 한다. 오브젝트화(공통 모듈화)를 하지 않으면 아예 개발이 되지 않는 구조다. 기업의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한번 만든 오브젝트들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여야 하는 일들은 무수히 많이 발생한다. 블루프리즘은 이를 가장 강력하게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블루프리즘은 기업이 '전사적인 로봇 운영 모델'을 만들고, '자동화 프로세스의 수명 주기 관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블루프리즘은 지난 22년간 수 천 개의 기업들을 위한 로봇 운영 모델과 자동화 생명주기 관리 기법들을 제공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방법론은 물론 구체적인 툴들을 고객사에 제공해왔다. 자동화 업무를 찾아 내는 일에서부터, 자동으로 PDD 문서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자동으로 자동화 업무가 구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블루프리즘의 핵심 DNA인 표준화, 거버넌스, 재사용/재활용, 철저한 중앙통제, 보안관리와 함께 블루프리즘의 플랫폼을 기업의 하이퍼오토메이션 여정에 있어서 가장 신뢰할 만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준다. 특히 최신 주요 트렌드 중의 하나인 글로벌 기업의 글로벌 자동화 표준화 및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블루프리즘 김병섭 전무는?]
김병섭 전무는 블루프리즘코리아에서 영업 및 파트너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블루프리즘에 합류하기 전까지 IBM에서 약 24년 간 근무하였으며, 다양한 산업군과 글로벌 시장에서, 최신의 IT 신기술들과 함께 현장 중심의 사업전략을 전개하여 왔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