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사우디에 11兆 규모 공장 건설 추진

애플의 핵심 제조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1조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에 신공장을 세워서 생산 거점 다각화를 모색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전자기기 제조 전문업체 폭스콘이 사우디 정부와 90억달러(약 11조1500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폭스콘과 사우디 정부는 작년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생산할 다목적 공장을 짓는 게 핵심이다. 사우디 정부는 폭스콘의 파운드리 시설을 구축 중인 기술 중심 도시 '네옴'에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실사에 나섰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WSJ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콘이 사우디 외 아랍에미리트(UAE)와도 프로젝트 부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옴의 제한된 물류 능력과 전력·물 접근성을 고려하면 폭스콘과 사우디의 협력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폭스콘의 중동 진출이 핵심 제조시설을 가동하는 중국에서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과 무역 마찰을 지속해 온 중국에는 여러 잠재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폭스콘을 상대로 자국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 물량 가운데 3분의 2를 기존 고객사에 공급하는 것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폭스콘과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실질적 수익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콘은 사우디에 첨단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대가로 자금 조달, 세금 면제, 전력·수도 보조금 등 대규모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앞으로 지분 공동투자, 저리 대출, 수출 신용 등을 내걸고 폭스콘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