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이 소금과 같은 금속염을 나노구조체 틀로 만들어 봄눈처럼 사르르 녹이는 방식의 새로운 합성법을 선보였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이인수 화학과 교수·니티 쿠마리 연구교수·박사과정 최정훈 씨 연구팀이 금속염을 이용해 틀을 녹이는 속 빈 실리카 나노구조체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소개됐다.

금속염은 금속을 포함하는 산이 중화 반응을 해 물과 함께 생기는 금속 화합물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도 금속염 중 하나다. 나노구조체 중 정팔면체에서 뼈대만 존재하는 형태의 구조체는 물질이 잘 통과하고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한다는 특성이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구조체를 만들려면 일단 틀에 넣어 합성한 뒤 틀을 다시 제거해야만 했다.
연구팀은 용액의 산성도에 따라 금속염이 녹아 없어지는 원리를 이용, 금속염으로 구조체 틀을 만들고 이를 녹이는 간단한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때 실리카 전구체의 반응속도를 조절하면 속 빈 나노구조체는 물론, 다각형, 원형 나노구조체도 만들 수 있다.

또 이렇게 만든 속 빈 나노구조체들을 모아 하나의 큰 정팔면체 자기조립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내부에 빈 공간이 있는 이 자기조립체는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다공성 물질로서 촉매, 가스저장장치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이인수 교수는 “이 방식으로 합성한 속 빈 나노구조체는 생체 친화적인 실리카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 빈 공간이 있고 표면적이 큰 구조적 특성을 가져 촉매나 약물전달장치 등에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