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온이 주문 후 2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대형마트 점포 유휴 공간에 자동화 설비를 갖춰 빠른 배송 경쟁에 대응한다. 전국 단위 배송 시스템이 완성되면 온라인 장보기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온은 올해 바로배송 물류 거점 매장을 전국 30개로 확대했다. 작년까지 수도권, 광주와 제주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최근 영남·강원·충청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바로배송은 온라인 주문 상품을 롯데마트에서 인근 지역에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마트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만큼 신선식품 등 온라인 장보기에 특화됐다.
바로배송을 위한 롯데마트 점포는 매장 내 천장 레일과 수직 리프트를 설치한 '스마트스토어', 매장 내부가 아니라 후방에 자동화 패킹 설비를 설치한 '다크스토어'로 나뉜다. 두 모델 모두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주문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롯데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다크스토어를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다. 8월에는 오산점과 부산점 한층 전체를 물류 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온은 올해 바로배송 서비스 권역을 전국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바로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매장을 50여개로 늘린다. 롯데온이 바로배송에 집중하는 까닭은 기존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해 비용은 줄이면서도 서비스 효율은 높기 때문이다.
바로배송 핵심 전략은 '오프라인 기반의 디지털화'다. 전국 매장을 물류 전초기지로 활용할 경우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e커머스 사업자보다 더 많은 배송 권역을 확보하고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발상이다.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올 1월부터 3월 초까지 롯데마트 바로배송 매출과 배송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두 배 늘었다.
바로배송 매장이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대 온라인 배송 허용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인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온라인 배송이 금지된다. 롯데마트에서 바로배송은 가능하지만 새벽배송은 불가한 이유다. 현재 롯데온 새벽배송 서비스는 전용센터가 있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일부 지역으로 한정돼 있다.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바로배송 거점 매장에서 새벽에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단숨에 전국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넓힐 수 있다. 전국에 물류센터를 갖춘 쿠팡과도 직접 경쟁이 가능하다. 롯데온은 최근 신선식품 배송 전용 브랜드 '이도씨'(2℃) 론칭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고객 직관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바로배송 확대와 온라인 장보기 시장 점유율 상승을 통해 올해 롯데온 거래액(GMV)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전년 대비 11.8% 늘어난 8조4508억원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