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이번주부터 2022년 전기 이륜차 구매 보조금 접수를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40여개 제작·수입사의 제품 100여종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올라 경합을 벌인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된 만큼 제품 성능과 업체 사후관리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각 지자체는 21일을 시작으로 전기 이륜차에 대한 상반기 보조금을 접수한다. 올해 보급 목표가 7000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시는 22일 상반기 물량 3000대에 대한 접수를 받는다. 구매 희망자는 이륜차 제작·수입사를 통해 구매 지원신청서와 계약서를 작성해 신청하면 된다.
올해 환경부가 제시한 전기 이륜차 전체 보급 목표는 2만대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국비 기준 180억원 예산을 확보했다. 대당 보조금 지원 규모는 85만~300만원이다. 전기 이륜차 가격 현실화 유도를 위해 작년보다 10만~69만원가량 낮췄다.
보조금은 연비와 주행거리, 등판 등 성능에 따라 모델별로 책정했다. 올해는 보조금 차등 폭을 키워 성능이 우수한 전기 이륜차가 더 많은 보조금을 받는다. 또 배달용과 같은 영업용 이륜차에 보조금을 우선 지원한다. 지자체별 여건을 반영해 보급 물량의 최소 10%에서 30%를 배달용 등 영업용 이륜차 물량으로 별도 배정했다.
100여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제품 선택 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환경부가 전기 이륜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했음에도 대상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 사후관리 능력 등이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현재 보조금 대상 제품은 80%가 중국산이며 나머지 20% 국산도 핵심 부품 등은 중국산을 수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전기 이륜차의 주행거리가 평균 50㎞에 불과할 정도로 내연기관 이륜차 대비 성능도 부족한 편이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상품성이 낮은 중국산 저가 제품을 들여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사후관리 능력도 중요한 구매 요소다. 그동안 여러 전기 이륜차 업체가 보조금을 받아 판매한 후 경영상 이유로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환경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제작·수입사가 도산할 시 사후관리가 가능하도록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올해는 평상시에도 소비자가 보증수리 등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제작·수입사가 가입해야 하는 보험 범위를 확대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대림대 교수)은 “대다수 전기 이륜차 업체가 국내 보조금 인증 기준만 겨우 통과할 정도의 저가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선 전기 이륜차도 겨울철 주행거리가 저하되므로 저온 주행거리 등 배터리 성능과 소음 발생과 같은 품질을 살피고, 업체가 사후관리 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