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유리파편 막아내고 아이 구한 우크라 엄마

러시아의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자행되는 공격 속에서 우크라이나 아기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어머니가 아기를 향해 쏟아지는 유리 파편을 온몸으로 막아낸 덕분이다.

이 같은 소식은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오마디트 아동병원 페이스북을 인용해 보도했다.

키이우에 거주하던 우크라이나 여성 올가(27일)은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격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고 18일 오전 병원으로 이송됐다. 자신의 1개월된 딸 빅토리아를 감싸다 생긴 부상이다. 남편인 드미트로 역시 그들을 감싸다 부상을 입어 파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

올가와 남편인 드미트로는 간밤부터 폭격으로 인한 굉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들은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고 이윽고 폭격은 집 근처 유치원 건물을 덮쳤다.

올가는 “아기(빅토리아)에게 모든 피가 묻어 있었다. 빅토리아의 피라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올가가 딸이 다쳤다며 통곡하는 소리에 드미트로는 “빅토리아의 피가 아닌 당신의 피다”라며 그를 달랬다고 전했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올가는 자신이 제 때 일어났기에 아기를 살릴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그는 "아기에 밥을 먹이려고 일어났고 아이를 따뜻하게 하려고 담요를 덮어줬다"며 "그것이 아기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편인 드미트로가 잠에서 깨 자신들을 다시 감싸주어 무사했다고 전했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는 드미트로는 "이번 일이 우리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아무 방법이 없다"고 한탄했다.

올가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상체를 가린 채 딸 빅토리아를 안고 있는 사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민간인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

아기인 빅토리아는 현재 무사하다. 올가와 드미트로 역시 파편 제거수술을 받고 오마디트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재까지 집계된 민간인 사망자만 902명, 부상자는 1459명에 달한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밝혔다. 실제 사상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