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지역사회 ESG와 지방국립대 역할

[전문가기고]지역사회 ESG와 지방국립대 역할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추진 성과가 국가 차원은 물론 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 화두로 자리 잡았다. 환경 분야에서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 개선이 중요 과제다. 이를 위한 태양광, 풍력, 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 국내 탄소중립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지역 중소기업은 산업현장에서 환경 분야 ESG 추진에 관심과 부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거점 국립대의 책임과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 전환이 산업계가 직면한 생존 문제임을 인식하고 거점 국립대가 지역 내 다양한 업종의 ESG 실천 사례와 경영 정책을 연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남 지역 거점 국립대인 경상국립대는 대학 차원의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해 지자체, 공공기관, 지역기업의 ESG 과제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미래융복합기술연구소는 서부경남권 기업협의회, 국토안전관리원과 ESG 산·학·연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배출 저감 기술 및 재생 에너지 활용 연구를 수행하며 창의적인 지역인력양성과 신기술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미래융복합기술연구소는 지역 내 대규모 생산 시설인 BAT 사천공장의 탄소배출 저감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소 교수진이 직접 참여한다. 태양열 스팀제조 설비 실증사업과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담뱃잎 찌꺼기의 바이오가스화 실험을 수행하며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모범 기술사례를 도출할 예정이다.

지역 기업의 ESG경영에 거점 국립대가 기여할 또 다른 분야는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 활동이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강조되면서 기업의 지역사회 기여 방안으로 지역대학과 맞춤형 인력양성을 통한 취업활성화 및 지역인재양성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과제로 맞춤형 인력양성을 통해 지역 기업의 전문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 산업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BAT 사천공장에 기술직 관리자 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공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지식 강의를 포함해 체계적인 관리자 교육 과정을 제공, 지역 기술 전문가 양성의 성공 사례를 내놨다. 국립대가 제공하는 체계적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기업체는 안정적으로 전문인력 및 중급 관리자를 확보하고 회사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다.

또한 경상국립대는 BAT로스만스와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지역 대학 협업 프로젝트 'Better City Campus' 공모전을 공동 개최했다. 환경과 사회 분야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학생 시각으로 도출해 낸 바 있다. 학생이 지역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해서 특강과 주제발표를 통해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계기가 됐다. 지역 미래인재 눈에 비친 사회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밑거름이 됐다.

환경과 사회분야에서 지속적인 ESG경영 실천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거점 국립대가 지역 기반 학술연구 및 인재 산실로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면 지역사회의 탄소중립 실현과 인재 양성,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해지 경상국립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khji@g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