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법·제도 재검토 등 각종 규제 개선을 골자로 한 디지털 대전환 주요 정책 과제를 윤석열 정부에 제안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민간 중심 디지털 전환 협의체인 KoDTi(Korea DT Initiative) 의견을 수렴해 차기 정부 디지털 대전환 과제로 △거버넌스 확립 △생태계 조성 △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 △디지털 문화 확산 등 4대 정책 방향을 정했다.
KoDTi에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 50여개사가 참여한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전자, LG화학, SK케미칼, SK하이닉스, GS칼텍스, KT 등이다.
산기협이 제안한 디지털 대전환 정책 과제는 법·제도 개선과 투자 인센티브 확대로 요약된다. 현행 법·제도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지를 전면 재검토해 혁신 걸림돌을 제거하고, 새로 제정할 때는 특별 심사 과정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설 및 설비 투자를 진행할 때는 과감하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해줄 것을 촉구했다. 디지털 전환 전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 세액공제도 요구했다.
기업들은 디지털 대전환 생태계 조성에서도 윤석열 정부 역할을 기대했다. 디지털 전환 수요 및 공급기업과 산·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오픈형 매칭 플랫폼을 구축, 지속 가능한 지원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디지털 전환 협업펀드 조성시 정부가 펀드금액에 비례해 추가 지원(매칭)하고, 출자 대기업에 세액공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디지털 전환 인력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과 재직인력 교육, 중소기업으로 유입 방안 마련 등을 건의했다. 국내 대부분 대학이 인공지능(AI), 스마트공장, 빅데이터, 자율주행 자동차, 메타버스, 사물인터넷(IoT) 등 학과를 신설해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촘촘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많은 산업 데이터의 활용 가능한 기반 구축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메타 데이터 표준 마련 △한국형 가이아X 구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제시했다.
메타 데이터 표준은 방대한 산업 데이터 특성을 반영한 표준 작업으로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간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업 간 정보를 연계해 데이터를 공유하는데 용이하다.
가이아X는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독점에 대항해 데이터 주권보장, 데이터 공유 등 범유럽 데이터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다. 한국형 가이아X는 안전하게 산업 데이터 거래를 지원하는 전산업 데이터 공유·활용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활용 국제협력을 추진 가능한 기구 설립 등이 골자다. 데이터 주권 확보가 목적이다.
ESG 데이터는 에너지·탄소배출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ESG 핵심 데이터 생성과 공유, 활용 등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ESG 경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디지털 전환 성공 여부가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향후 5년은 디지털 경쟁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각국 경쟁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인 만큼, 정부가 보다 혁신적 디지털 대전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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