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 재조명받는다. 고유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상품성을 강화한 신형 모델 출시가 예정돼 LPG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 2077원, 경유 2000원, LPG 1145원이다. LPG 가격은 휘발유 대비 55% 수준이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60% 전후였던 휘발유 대비 LPG 가격 비중이 하락했다.
최대 수혜 차량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판매하는 국내 유일 중형 LPG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꼽힌다. 작년 판매한 QM6 3만7747대 가운데 LPG를 사용하는 LPe 모델 비중이 62.9%에 달했다. QM6는 최대 1년이 걸리는 현대차·기아 동급 SUV 대비 출고 대기 기간이 1~2개월로 짧은 편이어서 판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신차가 부재했던 LPG 신형 모델 출시도 잇따른다. 르노코리아는 5월 출시를 두 달이나 앞두고 QM6 2023년형 모델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QM6 2023년형 모델은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면서 고객 선호 기능을 기본 사양에 추가했다. 2023년형 QM6 가격은 LPe 기준 2489만~3505만원으로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타 사 중형 SUV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편이다.
기아도 올여름 스포티지 라인업에 LPG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고유가 시대 늘어난 LPG SU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 기존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 등에 탑재돼 성능을 입증한 스마트스트림 2.0ℓ LPi 엔진을 얹는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46마력에 9~10㎞/ℓ 수준의 복합 연비를 보여준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LPG 차량 시세가 오르고 있다. 중고차 업체 AJ셀카에 따르면 이달 LPG 중고차는 전월 대비 거래량이 2% 늘었고, 전체 평균 시세가 4% 상승했다. 전월 대비 쏘나타(LF) LPG 모델 시세는 15% 올랐고, K5(2세대)와 SM6 LPG 모델도 각각 8%, 4% 상승했다. 반면 휘발유 중고차 거래량은 전월 대비 6% 하락했다. 올 뉴 모닝 휘발유 모델은 전월 대비 16%, 쏘나타(LF)와 K5 휘발유 모델 시세는 각각 6% 떨어졌다.
AJ셀카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휘발유 차량보다 유류비가 적게 드는 LPG 차량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연료별 시세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