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심한 주식이나 가상자산 대신 가치 하락 방어가 쉽고 상대적 수익률은 높은 '조각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팬심' 충족과 재테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명 작가의 미술품 조각 투자는 공모 개시 1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모은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회원의 1인당 투자 금액은 이달 기준 65만원으로 지난해 8만5000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운용 규모(AUM)는 220억원 이상, 소요권 보유자 수는 2만6000명을 기록했다. 조각 투자는 고가 미술품을 누구나 투자할 수 있도록 1000원 단위로 지분을 나눈 투자방식을 의미한다. 조각 투자 플랫폼 운영사로는 테사, 피스, 아트앤가이드 등이 있다.
가격상승 가능성이 유망한 유명작가 미술작품은 주식 공모주 못지않게 클릭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공모했던 뱅크시 작가의 '잭앤질'은 1억2500만원 상당의 분할 소유권 완판에 이틀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 12월에 공모한 뱅크시의 '러브 랫'은 7만7000개 분할 소유권(7700만원 상당)이 모두 팔리는 데 겨우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술작품은 통상 매입부터 작품 매각까지는 통상 1~10년이 걸린다는 측면에서 장기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다만 최근 미술품의 판매 주기가 가속됨에 따라 줄리안 오피, 야요이 쿠사마 작가 등의 작품은 매각까지 보유기간이 8~12개월로 짧아졌다. 해당 기간 두 작품이 낸 연간 수익률은 각각 31.9%, 24.13%로 집계됐다.
테사의 경우, 공식 판매가 기준 연 환산 15% 이상 수익률이 날 수 있는 매각 제안이 들어오면 판매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미술품 지분 소유자의 51%가 동의하면 매각이 진행되며, 각 보유 지분율에 따라 수익이 정산된다. 통매각 이전에 테사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거래(P2P) 방식으로 소유권을 처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경기 회복으로 미술품 거래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갤러리와 옥션을 주축으로 하는 오프라인 미술품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으나, 이에 대응해 온라인 미술품 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아트바젤과 UBS가 발행한 미술시장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미술시장 규모는 501억달러(약 59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2%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온라인 미술시장 판매액은 124억달러(약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따라 2019년 기준 전체 미술품 시장 규모에서 9%를 차지했던 온라인 시장 비중도 1년 만에 25%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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