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 기술력을 갖춘 기관과 기업을 연결, 맞춤형 지원을 이루고 신제품 및 서비스 조속 도출을 돕는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노력으로 수많은 기업 디딤돌 마련, 성장 동력 확보를 돕고 있다.
삼일씨티에스(대표 최종원) 역시 이 중 하나다. 경기도 성남 삼일씨티에스를 방문해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으로 이룬 '광섬유 기반 센싱 기술'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광섬유 센서를 콘크리트 타설 시 내부에 매설해 안전과 직결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인터로게이터'로 광섬유에 빛을 쏘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밖에서 분석하는 식이다. 이 간단한 과정으로 기존 사물인터넷(IoT) 센서로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IoT 센서는 전원과 통신 기능이 필요해 장기간 기능을 유지할 수 없고 센서도 복잡해진다”며 “반면에 광섬유 센서는 별도 전원과 통신 기능이 전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 번 매설하면 건물 생애주기를 함께하며 먼 훗날 노후 균열 발생과 진행 등도 상시 모니터링 가능하다.
인터로게이터와 광섬유 센서가 연결된 건설 현장 모형을 통해 기술 시연도 볼 수 있었다. 최 대표가 센서 인근을 손가락으로 '톡'하고 치자 인터로게이터 LCD 화면 속 그래프가 요동쳤다. 진동을 감지한 것이다. 최 대표는 “언제 어느 부위에서 진동이나 이상이 발생했는지를 센서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으로 건물 구조 진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층간 소음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광원 하나당 약 20㎞ 길이로 섬유 센서를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세밀하게 건물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미리 쓰였다면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역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콘크리트는 양생 과정에서 열(수화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알고리즘화 한 모델과 비교해 양생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장기 강도까지 예측할 수 있게 했다”며 “우리 기술이 쓰였다면 당시 사고 사전 예지,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기술 확보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도움이 있었다. 스마트 건설 안전 제품 개발에 주력하던 최 대표는 콘크리트 양생 과정에서 빈번하게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착안, 제품 개발을 고민하던 중 광섬유 기반 센서만이 기존 IoT 센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ETRI 호남권 연구센터가 광 인터로게이터 국산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돼 과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이 기술을 삼일씨티에스 스마트 건설 안전 시스템 '안과장(안전과장)'에 탑재, 스마트 건설 안전 시장 최고 사업자를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30만달러 규모로 안과장 시스템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광섬유 센서 내용을 추가하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많은 기업이 바우처 지원사업을 받기를 바란다.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실현해 주는 강력한 지원군”이라며 “과기정통부와 IITP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역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판다'는 기업 슬로건 아래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