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17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 처음 실시됐던 문·이과 통합형으로 시행된다. 문·이과 유불리 논란에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선택과목별 조정점수를 적용하고 출제오류를 막기 위해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가 마련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이규민)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지난해부터 실시됐다. 올해에도 국어·수학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치러진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과학탐구 17개 과목 중에서 최대 2개 과목 선택이 가능하며, 직업탐구 영역은 6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EBS 연계율은 50%이며, 영어 영역의 경우 연계 문항을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된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통합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데다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을 받는다. 올해 수능 역시 지난해 수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수학에서 문·이과 유불리 논란이 있었지만, 적용하는 교육과정이 통합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통합형 수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2015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이 문과, 이과 이런 구분 없이 지금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문과와 이과를 나눠 수업을 듣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취지만 내세운다는 비판을 받게됐다. 대학에서도 문·이과 전공에 따라 선택과목을 특정하고 있어 문이과 통합 교육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과 학생들은 수학에서 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문과학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주로 선택한다. 문과학생이 불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현재 교육과정 자체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고, 학생들이 문과, 이과 구분 없이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체제”라면서 “특별히 집단적으로 문과 학생한테 불리하고 이과 학생한테 유리하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좀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지난해와 같은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 도입된다. 지난해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자연에서 있을 수 없는 음수(-)가 나오는 문제가 출제됐지만 평가원은 현 교육과정 체제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학생들이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정답없음이 인정됐다. 올해에는 출제 과정에서도 고난도 문항 검토단을 새로 신설해 검토 단계를 한 단계 늘였다. 검토자문위원은 8명에서 12명으로 늘린다. 수능 출제 기간은 기존 36일에서 38일, 이의심사 기간은 12일에서 13일로 각각 늘어난다. 이의심사 절차에는 소수의견 재검증 절차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수능 채점위원장이었던 이규민 원장은 “채점위원장은 이의심사위원회에서 모든 정답이 확정된 다음에 채점을 진행을 하게 된다”고 해명하고 “수능에서 9번 정도의 출제 오류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도입이 됐고 이것이 오류를 어느 정도 완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