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1위사인 교촌에프앤비가 또 한번 변화한다. 소진세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복귀하며 신호탄을 쐈다. 소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상장과 업무혁신을 이루는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내부 소통 부재로 갈등이 고조됐고 결국 권 회장이 구원 투수로 재등판하는 모양새다. 권 회장은 신임 윤진호 대표와 함께 내부 재정비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열리는 교촌에프앤비 주주총회에서 권원강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윤진호 전 비알코리아 경영기획실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조은기 전 대표 사내이사 해임의 건도 안건으로 상정됐다. 반면 소진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소 회장은 이달 28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회에서 물러나야한다. 조은기 대표가 최근 퇴사하며 소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이 예상됐지만 대표직도 내려놓게됐다. 다만 소 회장은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소 회장의 갑작스런 퇴진을 두고 업계는 교촌에프앤비 내부 갈등이 고조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부터 주요 핵심 임원들이 잇달아 사퇴하며 내홍 조짐을 보여왔다.
교촌에프앤비에 10년간 근무해온 황학수 전 대표가 지난해 임기 만료로 떠났고 기업공개를 성공시킨 주요 공신인 송민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작년 5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두 달 여 만에 회사를 떠났다. 배병각 최고개인정보책임자(CPO)와 이종영 신사업부문장 상무도 작년 초 퇴임했다. 조은철 전략기획 상무와 박종현 물류담당 상무도 퇴사 대열에 합류했다. 박 상무의 경우 작년 2분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 한 달여 만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소 회장의 퇴진 시기가 조은기 대표 해임 시기와 맞물린 점도 내홍설에 무게를 싣는다. 이 달 11일 교촌에프앤비는 이사회를 열고 조 대표를 해임키로 했다. 조 대표가 작년 3월 취임한지 1년 만이다. 이러한 상황 탓에 권원강 회장이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권 회장은 30여년간 회사를 키워온 창업주로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내부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경영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표이사직을 누가 맡게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