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이 금융권 처음으로 공인전자문서중계 서비스에 나선다. 빅테크와 이동통신사가 선점한 시장에 시중은행 진출 신호탄을 쐈다. 금융을 넘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집대성한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환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공인전자문서중계 서비스 제공 채비를 마치고 이달 중 KB스타뱅킹 앱에서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공인전자문서중계자는 오프라인 등기우편처럼 송·수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문서 유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이나 문자로 전자문서를 확인할 수 있고 미수신에 따른 피해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종이문서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정부 주도로 전자문서를 발급하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100개 이상 기관이 전자고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 계열의 은행·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우선 대상으로 전자문서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별도 우편물로 발송하는 금융투자상품과 보험 관련 고지서, 은행의 다양한 금융상품 관련 알림 등을 스타뱅킹 앱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별도 문서함을 배치해 전달받은 전자문서를 일목요연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은행 앱을 금융 서비스 중심으로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영역의 고지서나 알람을 받는 전자문서함 혹은 전자문서지갑으로 활용처가 넓어지는 것이다.
은행 앱에서 수신한 전자문서는 기존 금융 서비스나 마이데이터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납부 고지서를 송금 기능과 연계해 편리하게 납부하도록 구현하거나 해당 정보를 활용해 개인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전자문서중계 서비스를 KB금융 계열사 중심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추후 공공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해 스타뱅킹 사용자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전자문서중계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이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네이버·토스와 NHN페이코, 이통사인 KT·SK텔레콤·LG유플러스와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간편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금융시장 입지를 강화한 빅테크 기업과 맞경쟁하고 있어 플랫폼 영향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서비스 제공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의 시장 진출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전자문서중계사업자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자체 인증서를 갖췄거나 준비하면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자사 인증서 중심으로 앱 사용 편의성을 대대적으로 높이면서 동시에 앱 활용 범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자문서중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