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이병훈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하버드의대,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훔 루르 대학과 해외협력연구를 통해 단백질분해 과정을 조절하는 새로운 탈유비퀴틴화 효소의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향후 단백질분해를 응용하는 신약 개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의 성공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유비퀴틴-프로테오좀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단백질분해 조절기전이 중요하다. 이런 작용이 저해되면 노화, 신경퇴행성질환, 암질환과 같은 인간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분해 마스터 효소 복합체인 프로테오좀과 단백질분해 조절 효소인 탈유비퀴틴화 효소가 단백질분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적으로 어떠한 분자적인 작용 원리에 의해 단백질분해가 조절되는지에 대해선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프로테오좀 상에 존재하는 탈유비퀴틴화 효소인 'Ubp6/USP14'이 일종의 알로스테릭 스위치(allosteric switch)로 작용해 단백질기질 분해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러한 스위치를 통해 프로테오좀과 탈유비퀴틴화 효소는 서로 간에 양방향 시그널을 주고받으며 단백질기질 분해 여부와 함께 분해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결정하게 된다.
해당 연구를 통해 그동안 학계에 난제로 남아 있던 프로테오좀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단백질기질의 분해 운명을 결정하는지에 대해 단백질 턴오버 동역학 측면의 결정적 단서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가장 중요한 약물 타겟 중 하나인 단백질분해 시스템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프로테오좀과 탈유비퀴틴화 효소를 능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질병단백질의 효과적인 분해를 유도하는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훈 교수는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단백질분해 운명 결정의 근본적인 해답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성과”라면서 “현재 신약개발 분야에서 매우 각광받고 있는 분해유도기법을 이용한 질병단백질 제거와 난치성 질병 제어를 목표로 분해 조절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기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BRL), DGIST의 그랜드챌린지연구혁신프로젝트(P-CoE)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저명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