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미국에 초거대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거점을 구축했다. 최고 수준 AI 기술·기업이 모인 미국에 리서치 센터를 설립, 혁신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인재를 확보한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LG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했다고 23일 밝혔다. 센터장으로는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최고AI과학자(CSAI)가 선임됐다. <본지 2021년 9월 23일자 1면 참조>
LG AI 리서치 센터는 LG그룹 AI 컨트롤타워인 'LG AI연구원'의 첫 글로벌 거점이다. 센터가 위치한 미시간주 앤아버에는 AI 분야 핵심 파트너인 미시간대학교가 있다. 미시간대는 포브스가 선정한 '2021 세계 10대 AI·데이터 사이언스 과정'을 운영한다. 미국 대학 전문 매체인 US뉴스가 꼽은 미국 10대 AI 대학원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 AI 연구역량을 보유했다.
앤아버 지역 인근에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북미 3대 완성차 업체 본사·공장은 물론 LG전자가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설립한 전기자동차 부품 공장까지 위치했다. 선행연구는 물론 실증 등 다방면에서 최적 입지로 평가된다.
LG AI 리서치 센터는 미시간대와 AI 선행 기술 연구로 첫 행보를 시작한다. 지난 2월 LG AI 연구원은 미시간대 AI랩과 AI 선행 기술 공동연구 및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북미 거점을 활용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 주제를 공유하고 협업 방향을 논의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한다. 향후 북미 전 지역 AI 명문대학, 연구기관 등과도 협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우수 인력 확보 거점으로도 활용한다. LG AI 리서치 센터는 현지시간 24일부터 미시간대 AI 전공 교수와 대학원생 대상 채용 설명회를 시작으로 북미 전 지역 역량 있는 AI 인재 영업 활동을 전개한다.
우수 인재 영업과 함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AI의 근간인 '심층 강화 학습'과 3차원 장면 이해, 초거대 AI 언어 모델을 활용한 추론, AI 윤리 등 영역을 중심으로 선행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그룹 미래 기술로 AI를 낙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구 회장은 2020년 LG AI연구원 출범과 함께 20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연구원은 설립 1년 만에 핵심 연구 인력만 100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첫 결실인 세계 최고 수준 초거대 AI '엑사원'을 공개했다.
자체 기술 확보에 힘쓰는 한편 미래 인재 확보와 주요 기업·연구기관과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초점을 맞춘다. 내부적으로 2023년까지 그룹 내 AI 전문가 1000명 육성과 함께 최근 서울대와 'SNU-LG AI 리서치 센터'까지 설립했다. 또 토론토대와 AI 난제 해결을 위한 원천 기술 공동 연구도 진행, 글로벌 AI 연구 허브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이번 북미 거점 확보로 우수 기술과 인재 확보는 물론 글로벌 연구 생태계를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홍락 LG AI 리서치 센터장은 “북미 센터 개소는 LG AI연구원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도약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시야를 세계로 확장해 연구 분야별 강점이 있는 대학, 연구기관과 접점을 넓혀가며 AI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