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조선대, 간단한 후각 자극으로 5분내 치매 진단법 개발

후각 자극시 변화하는 전전두엽 근적외선 신호 기반 치매 구분

국내 연구팀이 복잡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과정을 간단한 후각 자극만으로 5분내에 구분하는 새로운 치매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김재관 의생명공학과 교수와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광주치매코호트단장)팀이 공동으로 후각 자극 시 전전두엽에서 측정한 근적외선 신호를 기반으로 정상인지기능 장애 알츠하이머 치매를 구분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 전전두엽에서 후각 기능 변화를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으로 정량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 단계를 진단했다. 총 97명을 대상으로 뇌 전전두엽에 근적외선 측정 프로브를 붙이고 무향·다우니·민트·가죽 등 4가지 향기 자극을 준 뒤 뇌 전전두엽에서 변화하는 헤모글로빈의 값을 fNIRS를 이용해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MRI(밝은 파란색), 아밀로이드 PET-CT(초록색), fNIRS(빨간색)에서 정상인과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구분하는 능력 비교 그래프. fNIRS 그래프가 다른 두 그래프보다 훨씬 넓은 선 아래 영역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MRI(밝은 파란색), 아밀로이드 PET-CT(초록색), fNIRS(빨간색)에서 정상인과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구분하는 능력 비교 그래프. fNIRS 그래프가 다른 두 그래프보다 훨씬 넓은 선 아래 영역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그 결과 뇌 자기공명영상법(MRI)이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컴퓨터단층촬영(CT) 보다 경도인지장애를 빠르면서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간이인지기능검사(MMSE)·신경심리검사(SNSB) 등 기존 치매 검사와도 유사한 진단 정확성을 나타냈다.

특히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몇 시간 걸리는 인지기능 검사나 뇌 MRI, 아밀로이드 PET-CT 결과를 종합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치매 진단을 5분내에 간단한 후각 자극을 통해 구분할 수 있었다. 아직 효과적인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초기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발견함으로써 치매 관리 및 임상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관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전체 치매 환자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증상 발현 이전에 후각 기능이 정상인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진단 과정이 매우 간편할 뿐 아니라 소요 시간도 짧고 비용이 저렴하면서 우수한 연구결과로,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관·이건호 교수가 주도하고 김재원 GIST 박사과정생, 연동건 경희의료원 교수(공동 제1저자)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의사 과학자 양성 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영국 치매 연구 학회가 발간하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적인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 온라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김재원 GIST 박사과정생, 연동건 경희의료원 교수, 이건호 조선대 교수, 김재관 GIST 교수.
왼쪽부터 김재원 GIST 박사과정생, 연동건 경희의료원 교수, 이건호 조선대 교수, 김재관 GIST 교수.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