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팀으로 한판 붙자' 개인 스포츠인 골프무대에 팀 간 경쟁이 인기다. 선수 개인 능력에 따라 순위를 가리는 프로골프 무대에서 골프단 경쟁이 새로운 흥미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개인스포츠에 팀 스포츠 장점을 더해 스폰서는 물론 팬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KLPGA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련한 KLPGA 최초 골프구단 대항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골프에 목마른 골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해외무대에서도 팀 대항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오는 6월 첫 대회를 시작으로 8개 대회에 3000억원이 넘는 상금을 장전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매 대회 단체전 상금으로 500만 달러를 내걸었고 시리즈 최종전은 5000만달러를 걸고 단체전으로만 경기를 치른다.
◇프로골프, 이제는 팀 스포츠로 즐긴다
골프는 선수 개인 타수로 순위를 가리는 스포츠다. 테니스와 함께 프로스포츠 중에서도 대표적인 개인스포츠로 꼽힌다. 그러나 프로골프를 즐기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프로골프 인기가 높아지면서 팬덤을 보유한 스타선수가 만들어졌고 순위 외에도 다양한 흥미거리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스타선수들이 모인 팀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하면서 프로골프 무대에서 골프단의 존재감이 커졌다. 한 명의 선수보다 팀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에서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팀'으로 팬들의 관심이 확대된 셈이다. 최근 프로 스포츠화에 성공한 프로당구(PBA)도 팀 스포츠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개인 간 맞대결로 승부를 가리는 당구에 단체전인 구단 대항전을 통해 선수 개인별 팬을 팀으로 묶어 시너지효과를 만들었다.
◇다양해지는 스폰서, 선수 몸값 '상한가'
프로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골프 마케팅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 일색이던 프로골프 선수 후원사도 업종은 물론 기업 규모까지 다양해졌다. 후원사가 늘면서 선수들의 몸값도 상한가다. 한 선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전년도 우승경력을 가진 선수를 포함해 상금랭킹 상위 스타급 선수는 억 단위는 기본이 됐다”면서 “최근 골프선수 후원을 원하는 기업이 늘면서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골프단이 늘면서 팀의 간판급 선수는 물론 가성비를 고려한 신인급 선수에 대한 계약수요가 늘고 있다. 계약금 외 각종 대회 상금에 대한 인센티브 등 선수들의 계약조건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골프단 창단은 시작, 다양한 활동 '필수'
오랜시간 골프마케팅은 후원 개념에 머물렀다. 골프선수 후원을 '사회공헌'으로 포장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골프인구 급증에 따른 인구증가에 따라 후원기업의 태도가 달라지는 분위기다. 적극적인 마케팅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한 기업의 골프마케팅 담당자는 “이전에는 골프선수를 후원하는 것 자체가 전부였다. 어떤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했던 건 아니었다”면서 “점점 금액이 커지고 팬 층이 넓어지면서 직접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적인 접근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후원은 이제 옛말이다. 하지만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구단 소속 선수를 활용해 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프로골프 시장 골프마케팅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장 큰 돈을 쓰는 메인 스폰서인 골프단 운영사의 경우 모자와 의류에 새겨진 로고 외 공식적으로 선수를 기업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공헌개념의 후원은 시장·기업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건강한 프로골프 시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투자로 인정받아야 더욱 큰 시장으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콘텐츠가 돈이 되는 시대다. 야구, 축구 등 팀 스포츠의 구단을 벤치마킹 해 다양한 굿즈와 기업콘텐츠 제작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골프단 소속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 기업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